[아이뉴스24 라창현 수습 기자]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관광숙박업 매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특급호텔은 면세사업 부문이 적자로 돌아서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호텔신라 주가 급락의 요인으로도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 매출이 감소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줄어들어 특급호텔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급호텔의 경우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이전 전체 매출에서 호텔과 면세사업의 비중이 최대 10대 90으로 면세사업 비중이 높았다.
지난 27일 호텔신라가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1조11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5.7%, 71.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TR(면세) 사업은 적자 전환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하는 관광레저소비지출경제동향 9월호에 따르면 외국인 지출액은 9조3181억원으로 19년 동기(19년도 1월~9월) 대비 20.4% 증가했고, 관광숙박업은 매출이 23.7% 증가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결과로 볼 수 있다. 법무부에서 제공하는 출입국 현황 23년 9월 통계 월보의 외국인 출입국자 추이에서도 외국인 입국자는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상장사인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도 호텔 부문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 먼저, 호텔신라의 호텔·레저 부문 매출은 지난 2019년 5705억원이었는데, 올해 반기에만 3269억원(2019년 대비 57.3%)을 기록했다. 호텔롯데도 객실·식음료·사우나 등을 포함한 호텔 부문의 매출이 지난 2019년 9819억원이었는데, 올해 반기에만 5800억원(2019년 대비 59.1%)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면세 부문 매출은 2019년과 작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호텔신라의 TR 부문은 올해 반기 기준 매출이 1조3214억원으로 2019년과 지난해 전체 매출 대비 각각 25.4%와 30.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호텔롯데도 올해 반기 기준 매출이 1조5041억원으로 2019년과 지난해 전체 매출 대비 각각 24.6%와 29.9%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면세 부문의 매출이 작년보다도 감소한 것을 두고 '송객·보따리상 수수료 인하'를 이유로 꼽는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보따리상이 매출의 95%까지 차지했다면서 (해외 왕래가) 가능해지면서 (면세점이) 보따리상 업체에 더 이상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면서 물건을 팔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따리상 자리를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가 금방 차지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중국 내 경기 침체 장기화와 한국 고물가 영향으로 예상보다 회복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도 "해외상품 구매대행자(다이고) 송객수수료를 낮추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라창현 수습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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