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가을 성수기에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000건대를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관망세도 짙어지고 있어서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3269건이다. 아직 신고 기간이 일주일가량 남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4000건을 넘어서긴 어려울 전망이다.
아파트 매매건수는 올해 1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점차 회복되더니 4월(3187건) 들어서 3000건대에 진입했다. 이후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며 회복하리란 예측과 달리 5월 3427건, 6월 3848건, 7월 3588건, 8월 3845건으로 3000건대 중후반에서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 통상 7~8월은 부동산 시장에서 비수기로 분류된다. 여름 장마와 휴가 등으로 다른 시기와 비교해 거래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래 성수기로 불리는 9월에 들어서도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 가격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가 나오면서 매도자들은 호가를 높이고 매수자들은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추격 매수를 꺼린다는 진단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작년에 거래 절벽이었던 게 올해 들어서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이나 여러 규제 완화로 회복됐다"며 "그런데 올해 9월 들어서면서 특례보금자리론도 일반형은 사라지고 금리도 상반기에 비해서는 다소 좀 높은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수요자들도 주택 가격이 저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위주로 거래가 되다 보니 예전보다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금융 관련 정책이 강화돼 대기 수요가 다시 관망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지금은 사실상 숨 고르기 상태다. 매도 호가는 오른 상황인데 추격 매수는 붙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수자 입장에서도 당장 구매해야겠다는 적극 매수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상단이 7%를 넘어선 부분도 매수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시장 개선 요인은 딱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물도 쌓여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23일 기준, 두 달 전(8월 23일 기준)과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4%가량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마포구가 17.5% 증가했고 성북구 14.5%, 송파구 13.6%, 광진구 12.7%, 서대문구 11.5% 순이었다.
매수심리도 지난주 소폭 올랐지만 좀처럼 매도심리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3주(10월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일주일 전 대비 0.3p(포인트) 오른 88.7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70대에 들어서고 점차 상승하면서 5월 80대를 넘어섰으나 기준선인 100 근처에는 다다르지 못하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0~100사이면 매도세가 더 강하고 100~200대면 매수세가 더 강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무한 상황이라 횡보하는 흐름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김 수석위원은 "거래량이 회복되려면 금리 인하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우회하는 상품이 다시 나와야 될 텐데 올해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거래량이 작년처럼 급감하진 않겠지만 횡보하는 수준으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글로벌 금리가 다 인상되는 가운데 국내 금리만 정책적으로 동결 내지는 가산금리 인하 정책으로 갔었던 건데 한계가 있다. 글로벌 금리가 계속 유지가 되는 상황에서 한국만 금리가 낮아질 수는 없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 같은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책임연구원도 "사실상 금리가 인하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어떤 호재성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지 않는 이상 가격 상승폭도 횡보하는 수준으로 지속될 전망이라 거래량도 드라마틱한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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