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불황에 최첨단 공정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삐그덕거리고 있다.
TSMC가 2나노미터(nm, 1나노는 10억분의 1m) 이하 공정에서 삼성, 인텔 등에 밀린다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에 금이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중국시보 등 대만 외신에 따르면 북부 타오위안 룽탄 과학단지 3기 확장건설을 반대하는 자구회(주민대책위원회 격)는 SNS를 통해 "TSMC는 터전을 지키려는 지역주민의 심정에 공감해 1나노 공장 증설 계획 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TSMC는 19일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TSMC의 2나노 반도체 양산 계획도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고 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TSMC는 2025년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대만 북부의 신추 바오산, 중부의 타이중 중커, 남부의 가오슝 난지 등에 3개의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수요가 부진해 이들 공장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 2나노 반도체 양산시기가 2026년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선 TSMC가 2나노 공정부터 도입하기로 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보다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TSMC의 경쟁사인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면서 GAA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이를 발판 삼아 2025년에 2나노, 2027년엔 1.4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파운드리 시장에 다시 뛰어든 인텔은 2나노와 1.8나노 반도체를 내년에 선보이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TSMC가 받아 든 3분기 성적표도 좋지 않다. TSMC의 3분기 매출은 5467억3200만 대만달러(약 22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줄었다. TSMC는 3나노 공정을 도입했지만 스마트폰, 노트북 수요가 예상보다 살아나지 못하면서 매출이 두 자릿수나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매출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56.4%, 삼성전자가 11.7%로 아직까진 TSMC의 독주체제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1위를 하는 시장 상황이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삼성은 물론 인텔까지 공정 경쟁에 가세하면서 점유율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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