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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해양시대 마중물' 조선3사, 자율운항선박 기술 경쟁 후끈


330조 규모 '미래 먹거리' 선점 속도…"해상 운송 패러다임 전환"

[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미래 스마트 해양시대의 마중물로 여겨지는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조선업계도 자율운항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제조업에서 스마트 융합산업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자율운항선박은 미래 조선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아비커스의 자율운항스시템이 설치된 레저용 보트 사진. [사진=HD현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스시템이 설치된 레저용 보트 사진. [사진=HD현대]

2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는 2015년 544억달러(약 72조원)에서 2025년 1550억달러(약 206조원), 2030년 2541억달러(약 33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운항선박은 AI와 IoT, 빅데이터, 센서 등을 융합해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능화, 자율화된 시스템으로 대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도로 위의 자율주행차량이 있다면 바다에는 자율운항선박이 있는 셈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자율운항선박을 4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선원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정도이며, 마지막 4단계는 완전 자율 운항 수준이다.

중간 단계인 2, 3단계는 모두 선박을 원격으로 제어한다. 선원이 승선해 비상운항 상황시 즉시 개입해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 2단계. 선원 승선 없이 선박을 원격으로 제어하며 자동으로 장애 예측과 진단을 하는수준이 3단계다.

자율운항선박의 단계는 자율화 및 지능화 기술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상황인식기술을 비롯해 항로 의사결정및 제어 기술, 엔진 자동화및 에너지 관리 기술이 핵심이다.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가장 앞선 곳은 유럽이다. 노르웨이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2012년부터 자율운항선박 기자재 및 시스템 개발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2017년 세계 최초로 원격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중국도 2015년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조선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이후 2016년부터는 유럽과 공동으로 스마트 선박 개발 중이다.

일본은 2013년부터 산업계 모두 참여하는 'SSAP 프로젝트(Smart Ship Application Platform)'를 통해 선박의 데이터 표준화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250척의 스마트쉽 건조가 목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다소 늦었다. 하지만 정부와 조선3사를 중심으로 미래 선박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2020년 6월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을 만들었다. 오는 2025년까지 6년간 1600억원을 투자해 개발을 끝내는 게 목표다. 1년부터 4년까지는 기술개발을, 5년부터 6년까지는 운용을 통한 실증을 수행한다.

자율운항선박 기술력은 국내 조선3사를 중심으로 최근 괄목할만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중 HD현대는 기술력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율운항 기술을 통한 대형 선박의 대양 횡단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SK해운과 장금상선 등 국내 선사 2곳으로부터 대형선박의 자율운항 솔루션(HiNAS Control)을 수주하며 세계 최초로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뉴보트 도크'를 출시하고, 레저보트용 자율운항시스템 시장에도 진출했다. 아비커스는 그동안 주력해온 대형상선을 넘어 레저보트 시장에서도 자율운항 기술을 선도한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한화오션 시흥R&D센터에 구축한 자율운항관제센터 모습.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시흥R&D센터에 구축한 자율운항관제센터 모습.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도 자체 보유한 기술력으로 경쟁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시흥R&D센터에 구축한 자율운항선 관제센터와 자체 개발 플랫폼 등을 활용해 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자율운항선 해상 시험을 통해 자율운항 솔루션에 대한 기술검증을 완료한 상태다. 조만간 확보한 자율운항 기술을 실선에 적용해 검증한다. 오는 2030년까지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 확보가 목표다.

삼성중공업도 자율운항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이 회사는 2021년 9200톤급 대형 선박에 독자 기술로 개발한 원격 자율항해 보조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듬해에는 목포~독도간 950㎞ 자율운항 해상 실증을 수행했다.

올해 6월에는 거제를 출발해 제주도를 거쳐 대만 가오슝항까지 약 1500㎞를 운항했다. 내년에는 팬오션 17만4000㎥ LNG운반선에 디지털 트윈(실물을 디지털 환경으로 똑같이 구현하는 것) 기반 선박관리 플랫폼을 탑재해 실증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조선3사를 중심으로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선박 상용화를 위해선 관련 규제와 법률 재정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해상 운송의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 기술로 꼽힌다"며 "기업들은 운영비 절감 등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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