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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속도전' 나선 한미약품…'잭폿' 터트릴까?


올해 비만약 전담 조직 신설…상용화 목표 시점 1년 앞당겨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한미약품이 최근 글로벌 대세로 떠오른 '비만약'을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속도전에 나섰다.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약이 국내에 완전히 뿌리내리기 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비만약'을 앞세워 국내 비만약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비만약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지난 4월 내부적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약으로 개발하겠다고 결정한 뒤 3개월 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IND)를 제출했다. 현재는 식약처 허가가 날 경우 바로 임상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다.

회사 측은 이르면 10월엔 임상 3상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인 신약 임상 진행 절차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상용화 목표 시점도 기존 2026년에서 2025년으로 앞당겼다.

한미약품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이 제조 공정에 관한 데이터를 확인하며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이 제조 공정에 관한 데이터를 확인하며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이에 더해 한미약품은 올해 안으로 R&D 센터 내에 비만약 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비만을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당뇨 등 대사질환과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왔지만, 비만약 개발에 한층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에 전담 조직 신설을 결정했다.

국내 제약 업계는 비만약 시장에 이제야 첫발을 디딘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비만약 개발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미약품이 전사 차원의 이례적 속도전에 나선 이유는 '잭폿'을 노릴 타이밍이 얼마 남지 않아서다. 글로벌 비만약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비만약인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와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둔 일라이릴리 '마운자로' 등이 국내에 안착하기 전 승부를 봐야 한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이르면 내년 말 국내에 출시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이 이어지며 국내 도입 시점이 불투명한 상태다.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이 먼저 이뤄진다면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생긴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국내 시장 선점에 성공하면 글로벌 제약사와의 경쟁에서도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한국인 등 아시아인에 특화된 비만약인 점이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통상 미국 등 서양에서 제시하는 비만 기준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다. 반면 한국인은 BMI 25 이상부터 비만이라고 본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약이 제시하는 체중 감소 비율과 수치는 서양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서양인은 한국인보다 췌장 크기가 크고 인슐린 분비 능력이 좋은데, BMI 30 이상의 서양인에게 효과가 있을 만큼 강력한 약물은 한국인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도 강점이다. 미국 보건전문 비영리기관 카이저패밀리재단(KFF)에 따르면 미국에서 위고비를 1달 처방받으려면 1349달러(약 177만원)가 필요하다. 1년 투약시 가격은 1만6000달러(약 21000만원)에 달한다. 마운자로의 미국 1달 처방 가격은 1023달러(약 135만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약 가격은 제도적 차이, 비만 환자 수 등을 고려할 때 한국 도입 시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비싼 수준"이라며 "국내에서 생산·제조·유통하는 비만약이 탄생할 경우 가격 경쟁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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