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국회가 16일 8월 임시회 개막과 함께 오는 9월 정기국회와 10월 국정감사(국감)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여야는 특히 21대 마지막 정기국회·국감에서 최근 '충북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고',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운영' 등으로 부각된 안전 관련 쟁점을 두고 날 선 대립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정기국회와 총선 준비 병행으로 인한 부실 국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3 국정감사 이슈분석 발간 토론회'를 통해 올해 국감에서 논의될 34개의 중점주제와 519개의 주요 이슈를 선정했다. '가상자산 이해충돌 방지(김남국 코인 논란)', '노조 회계투명성 강화 방안(노조 불법행위)' 등 올 상반기 부각 됐던 주요 쟁점들과 함께 '국가 재난대응 지휘체계', '피해학생 보호 중심 학교폭력 대책 마련',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피해 대응' 등 안전 관련 의제들이 집중 선정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오송 참사', '새만금 잼버리 사태' 등 잇따른 안전 문제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채 상병 사망사고 외압 의혹'과 함께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오송 지하차도 참사', '잼버리 부실 책임' 등과 관련해 '1특검 4국조(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많은 현안이 놓여 있는 만큼 토론과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정기국회 이후) 결실을 보려는 노력이 뜨거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특검과 국조를 강행할 경우 정기국회·국정감사 일정과 겹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여권 등에서는 야당의 요구를 '정치공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1특검 4국조'와 관련해 "민주당의 일방적인 요구로 본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국방위원회에서 각각 새만금 잼버리 사태,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공방을 벌이며 상임위를 파행으로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활동 등에 집중하는 탓에 예년보다 국감 준비에 부실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내년 초 예정된 공천, 경선에 집중하려면 정기국회, 국감이 열리는 올 하반기에도 꾸준한 외부 활동을 통해 민심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의도 한 초선 비례대표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총선 지역구 공천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하반기에도 목표 지역구 관리에 소홀하기 어렵다"며 "국감과 공천 준비를 동시에 하려면 다소 힘에 부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 다선(多選) 의원실 관계자는 "올해 국감 시기가 총선 공천 준비기간과 겹치다 보니 현역들은 국감보다 예산 확보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감을 대놓고 소홀히 하진 않겠지만, 내실 있는 국감을 만드는 데는 물리적·체력적인 한계가 다소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입법조사처는 이번 국감에서 안전 분야 외에도 경제·IT 관련 주요 의제도 논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정부지출을 일정수준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 수립(기획재정위원회)과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재발방지(정무위원회)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육성·규제방안(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도 논의가 유력하다고 봤다. 이복우 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정쟁화가 아닌 정책감사가 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 언론 모두가) 선순환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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