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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의 충격적인 적자…'K-콘텐츠' 위기의 서막?


독주하는 넷플릭스에 벼랑 끝 내몰린 CJ ENM…"국가적 지원, 관심 필요"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기생충, 설국열차,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극한직업, 공작, 헤어질 결심"

'한국영화 명가' CJ ENM이 흔들리고 있다. 올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300억원 영업적자. CJ ENM은 한국 영화계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K-콘텐츠'의 위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ENM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489억원, 영업손실 3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시장 위축으로 미디어 플랫폼과 영화드라마 부문 모두 역성장했다.

영화의 명가 CJ ENM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사진=cj enm ]
영화의 명가 CJ ENM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사진=cj enm ]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광고시장 침체로 매출 3천428억원,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3%에서 0%(지난해 3분기)→–12%(4분기)→–12%(올해 1분기)→–9%(2분기) 등 하락세다. TV광고와 디지털 광고 매출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특히 영화드라마 부문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매출은 무려 32.2% 역성장하면서 2천296억원에 그쳤고 31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드라마 <구미호뎐 1938>, 예능 <서진이네> 등 프리미엄 IP가 아마존 글로벌에 동시 방영되는 등 콘텐츠 해외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나, 극장 매출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CJ ENM이 내놓는 영화마다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더 문>은 올 여름 극장 개봉 한국영화 중 최대 자본인 280억원이 투자됐다. 하지만 손익분기점(600만 관객)에 한참 못 미치는 100만 관객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누적 관객수는 43만명에 그친다.

지난해 내놓은 <영웅>을 비롯해 <유령>과 <카운트> 등 기대작도 흥행에 실패했다. '외계+인' 1부(누적 관객수 153만, 손익분기점 750만)의 처참한 실패에 이어 줄줄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CJ ENM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CJ ENM의 이같은 어닝쇼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CJ ENM은 단순 개별 기업이 아니라 영화 기생충을 통해 아카데미상을 받고 수많은 히트작을 쏟아내는 등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상징적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CJ ENM이 실적악화로 어려움에 빠진 사이에 넷플릭스는 글로벌 인기를 끄는 오리지널 시리즈와 신규 가입자 유치로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넷플릭스 가입자는 올해 2분기 전세계 589만명 증가해 총 2억 3천839만명이 됐다. 전체 가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 3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국내 시장 지배력 확대에 공세를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를 이용해 K-드라마 등 세계화를 이끌었지만, 반면 국내 OTT 경쟁력은 약화하고 제작사들은 방영채널(플랫폼)을 잡기 어려워지는 등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 투자가 확대될 경우 우리나라 고유의 특성을 살린 작품보다는 할리우드식 콘텐츠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CJ ENM의 실적악화는 K콘텐츠 산업 전체의 위축으로 재부흥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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