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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차기 회장, 결국 류진 낙점…이재용·정의선 마음 움직일까


정·재계 인사들과 두루 인맥 쌓아…韓·美·日 외교·안보·경제에서 풍산 역할 컸던 게 주효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그룹의 재가입 여부를 앞두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새로운 수장으로 류진 풍산 회장을 내세웠다.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이 올해 2월 발표한 쇄신안을 이어 받은 류 회장이 앞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 쇄신 등 굵직한 과제를 잘 해결해 전경련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개최하는 임시총회에서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꾸고 새 회장에 류진 풍산 회장을 추대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류진 풍산 회장 [사진=전경련]

1958년생인 류 회장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부터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해 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 등을 거쳤으며 지난 4월에는 전경련 한미재계회의 제7대 한국 측 위원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풍산은 구리 및 구리 합금소재와 그 가공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신동사업과 각종 탄약류를 생산하는 방산사업을 영위하는 중견기업이다. 방위산업체인 만큼 풍산은 일찌감치 대미관계에 공을 들여왔으며, 선대 회장 때부터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등 미국 정·재계와 인연이 깊은 '미국통'으로 알려졌다.

류 내정자가 회장으로 추대된 데는 올해 초 전경련 회장후보추천위원장 겸 미래발전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LS 이사회 의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으로 구성된 전경련 회장단들의 입김이 컸다. 이들은 지난주에 모여 정·재계의 다양한 인맥을 보유하고 있는 류 회장이 전경련의 위상을 회복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입을 모아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도 오래 전부터 형님, 동생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류 내정자는 민주당, 거대 방위산업체 등 다른 집단에도 숱한 조력자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 때부터 이번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대미 외교에서 두루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내정자의 혼맥도 정·재계 인사들과 많이 얽혀 있는데 삼성일가와도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류 내정자가 보수·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인정 받고 있다는 점에서 전경련을 둘러싼 정치색 논란을 완화시킬 수 있는데다, 4대 그룹 총수들이 재가입 의사를 논의할 때도 다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하지만 4대 그룹들은 여전히 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앞서 전경련이 지난달 경영위원회 명의로 4대 그룹에 '한국경제인협회 동참 요청 서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며 재가입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아직까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4대 그룹은 국정농단 때 전경련에서 탈퇴했으나, 한경연 회원사 자격은 유지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절차상 한경협 회원 승계 안건은 4대 그룹 이사회와 준법감시위원회 등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공식 가입을 결정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은 이재용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깊게 연관됐던 데다 계열사별 이사회를 거쳐 논의 후 삼성준법감시위원회 논의 등의 과정을 거쳐야 되는 만큼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위원장도 지난 18일 삼성의 전경련 복귀 관련 질문에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기 때문에 삼성의 재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4대 그룹 입장에서 전경련이 쇄신을 했다고 보기엔 아직 섣부르다고 판단한 것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상근고문으로 선임될 것이란 점에서 혁신과 거리가 먼 '보신 인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며 정경유착 프레임이 고착화한 탓에 전경련 회원사는 600여 개에서 420여 개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김 직무대행을 앞세워 전경련은 지난 5월 18일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해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거듭나고, 기관명을 지난 55년간 사용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꾼다는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들이 아직까진 전경련 재가입과 관련한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각 그룹들이 따로 전경련에 복귀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은 만큼 만약 들어간다면 다같이 들어가는 걸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류 내정자를 중심으로 한 전경련의 향후 쇄신 움직임이 이들의 가입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전경련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혼재하는 가운데 류 내정자의 차기 회장직 수락이 4대 그룹의 마음을 움직일 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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