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제품, 직영점에서만 팔겠다"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아디다스코리아가 점주들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한 이후 본사와 일선 점주들간 갈등이 커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아디다스의 일방적인 계약 종료 통지가 공정거래법, 가맹사업거래법상 문제가 없는지 조사에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디다스코리아는 지난해 4월 기존 점주들 중 19명만 '퓨처파트너'로 선정해 이들 매장만 유지하고 나머지 점주들에게는 계약 해지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아디다스가맹점주협의회는 부당하다는 의견을 표출했지만 아디다스의 입장이 변하지 않자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약관 심사를 청구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에는 95명의 점주가 운영하는 500개의 아디다스 매장이 있다. 본사가 선발한 19명을 제외한 나머지 점주들의 매장은 2024년부터 운영이 종료된다. 다만 유예기간을 둬 2025년 6월까지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아디다스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에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월 퓨처 파트너 정책을 발표해 기존 점주들이 퓨처 파트너에 지원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아디다스 본사는 지난해 1월 선정 과정과 기준을 모든 점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아디다스코리아 관계자는 "변화와 전환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파트너 분들이 보다 원활하게 전환하실 수 있도록 저희는 최대한 공정하고 관대한 조건을 제공했다"며 "파트너 분들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를 지속하고 다양한 방안을 찾는 데 도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아디다스가 매장을 대폭 줄이고 일부만을 직영점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유통 업계는 아디다스가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으로 운영하게 되면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다 보니 브랜드가 원하는 방향성이나 콘셉트 등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 해결이나 소통에 있어서도 효율성이 높아진다.

온라인 시장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많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는 제품을 구경하고 온라인에서 사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브랜드들 사이에서는 가맹점을 많이 둘 필요가 없다는 고민이 나오고 있다.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을 줄이면 물건을 공급해야 하는 의무도 사라지고 재고 관리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디다스 역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의미 있는 곳만 직영점으로 남겨두고 온라인 사업을 더욱 확장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아디다스의 일방적인 계약 종료 통보 행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초창기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았을 당시에는 여러 지역에 가맹점을 열어 브랜드를 알리고 매출을 올리는 구조를 유지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가 둔화하자 기존 점주들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일방적 계약 통보를 한 업체가 아디다스가 처음은 아니다. 나이키는 2015년 대부분의 매장을 직영점으로 전환하고 온라인 판매를 강화했다. 당시에는 나이키에 협의회가 없어 많은 점주들이 대응하지 못한 채 매장을 접어야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발달하면서 많은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가맹점 운영에 대한 공통된 고민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법적으로 계약 해지가 정당하다고 해도 통상적으로는 계약 해지 전 본사의 긴 설득 과정이 이어지는데 아디다스는 일방적으로 많은 점포에 대해 계약을 통보했다는 점에서 갈등이 쉽게 잦아들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