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쿠팡이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올리브영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협력사로 하여금 쿠팡에 납품을 금지하고 거래 불이익을 줬다는 이유에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리브영이 2019년부터 현재까지 4년간 쿠팡이 뷰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쿠팡에 제품을 납품하려는 뷰티업체에게 납품을 금지하거나 거래 불이익을 지속적으로 줬다"며 "쿠팡은 납품업자로부터 경쟁력 있는 화장품 공급에 방해를 받는 등 사업에 막대한 지장과 피해를 받았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이날 공정위에 제출했다.
쿠팡은 신고서에 "올리브영이 취급하는 전체 상품의 80%는 중소 납품업체들인데, 올리브영의 이 같은 행위는 거래의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배타적인 거래를 강요하고 다른 사업자와 거래를 방해하는 '배타적 거래 행위'로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쿠팡에 납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던 수많은 업체들이 올리브영으로부터 다양하게 압박을 받아 거래를 포기해왔다"고 밝혔다.
현재 대규모유통업법 13조에서는 유통업체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배타적 거래 강요를 금지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화장품 업체가 쿠팡 납품 계획을 올리브영에 알리면 매장을 축소하겠다는 협박을 받거나, 입점포기와 거래중단, 품목 축소 등의 통보를 받은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리브영이 직접 업체에게 '쿠팡 납품 금지 제품군'을 지정하고 납품 승인을 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쿠팡을 경쟁 상대로 여기고 힘없는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쿠팡 납품과 거래를 막는 갑질을 수년간 지속해왔다"며 "올리브영의 압박에 못이긴 업체들이 쿠팡과 거래를 포기했고, 쿠팡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막대한 피해를 입어 신고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올리브영 측은 "협력사의 쿠팡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지난해 매출 2조7천775억원을 낸 올리브영의 온라인 비중은 25%이고, 올해 1분기엔 27.9%로 올랐다. '오늘드림' 등 로켓배송과 유사한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쿠팡의 신고에 따라 공정위의 올리브영 납품업체 갑질 의혹 조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현재는 철수한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 오프라인 H&B 스토어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 등을 강요한 혐의로 올리브영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오는 8~9월 최종 심의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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