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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 없이 어떡해" 식음료기업 '고심'


'단맛' 선호하는 소비자 포기 못 해…대체물 찾기부터 무(無) 인공감미료까지 '백태'
"제로 칼로리 트렌드에 인공감미료 논란 증폭…건강식 중시하며 사용 감소 전망"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인체 발암가능 물질(2B군)로 분류됨에 따라 식음료 업계의 단맛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아스파탐을 대신할 다른 인공감미료를 찾는 발걸음이 분주한 가운데, 제품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아스파탐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제품은 인공감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우지만, 이중 어느 방법도 뚜렷한 해결책으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 다만 같은 2B군에는 커피와 김치, 코코넛 오일까지 포함돼 있어 그 위험성이 과도하게 포장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 현재 판매중인 제품 중 아스파탐이 함유된 제품은 꼬북칩 등 10여 종이다. 오리온은 이들 제품 모두 아스파탐 대신 다른 감미료를 사용하기 위해 대체물을 찾는 중이다.

제로 칼로리 음료수 등에 사용된 아스파탐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인체 발암가능 물질(2B군)로 분류됨에 따라 업계가 대체물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사진=김성화 기자]

오리온 관계자는 "WHO 발표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아스파탐 대체물을 찾아오고 있었다"며 "가능한 가장 안전하면서도 어떤 물질이 제품에 더 어울리는지 알아보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인공감미료도 각각의 특색이 있고, 제품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선택의 결과와 시점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아스파탐을 다른 감미료로 변경을 해도 제품에 변화가 적다면 굳이 소비자 우려 속에서 아스파탐을 계속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우리 식약처도 문제가 없다고 밝힌 만큼 아스파탐을 계속 사용하는 업체도 있을 것"이라며 "막걸리 업체는 아스파탐이 단맛과 함께 발효와도 관계가 있고, 중소 업체들은 연구개발 비용이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식약처 가이드라인을 따를 듯하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현재의 아스파탐 섭취 수준에서 안전성에 우려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스파탐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다만 소비자 우려와 무설탕 음료의 인기 등을 고려해 감미료 전반에 대한 섭취량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필요시 기준‧규격 재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아스파탐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펩시도 아스파탐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펩시는 2015년 암 유발 논란에 아스파탐 대신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을 사용한 다이어트 펩시를 선보였지만, 1년 만에 아스파탐을 재사용했다. 달라진 맛에 소비자들이 외면하면서 내린 결정이다.

펩시를 유통하는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펩시 제로 아스파탐 성분 변경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소비자의 식품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최상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보다 나은 제품의 맛과 품질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인공감미료가 아스파탐과 비슷한 논란을 겪은 적이 있기에, 다른 인공감미료로 대체해도 능사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아스파탐과 함께 널리 쓰이는 수크랄로스는 2015년 미국 공익과학센터 동물 실험 결과 백혈병과 혈당, 인슐린 수치에 영향을 줬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또 다른 인공감미료인 아세설팜칼륨도 프랑스 국립 보건 의료 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섭취하지 않은 성인 대비 13% 암 발병률을 높인다. 하지만 수크랄로스는 유해성의 기준이 되는 섭취량과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섭취하는 양 사이에 차이가 매우 크다. 아세설팜칼륨은 연구진 스스로 관찰 연구의 결과일 뿐, 인과 관계를 규명하지 못했다고 밝혔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결국 비용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대체물을 찾고 연구개발하는 비용도 발생하고, 제품 라벨링도 전부 바꿔야 하는 등 추가적인 지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비용은 제품 가격과도 연계된다. 특히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단맛을 내는 방법은 더 많은 재료를 투입되면서 제품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더본코리아에서 출시한 '백걸리'는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쌀 고유의 단맛을 마케팅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출시한 6.5도 저도수 '백걸리' 한 병 가격은 750㎖ 기준 4천500원이다. 알코올 도수 7도의 일반 막걸리가 2천원 이하 가격임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비싼 편이다. 3번의 담금 과정을 거친다는 '삼양주 기법'의 공법 차이와 함께 인공감미료 없이 맛을 내기 위해 더 많은 쌀을 투입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백걸리는 예산 쌀을 이용해 만든 무감미료 막걸리로, 쌀 고유의 단맛으로 술 맛의 밸런스를 잡기 위해 쌀 함량을 늘려 맛의 순수함과 품질을 높인 제품이다"며 "원재료인 쌀 함량이 높아 원가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로 칼로리 트렌드와 맞물려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공감미료에 대한 연구도 늘어났고, 그에 따라 계속해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공감미료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졌고, 매번 같은 논란을 겪지 않을 것이라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스파탐과 관련한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지적들도 많다. 서울시의 '50플러스포털'은 '발암물질에 대한 오해' 코너를 통해 발암물질이 곧 암 발생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떤 물질에 노출됐을 때 암 발생확률이 1%만 올라가도 발암물질로 지정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섭취량과 이해득실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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