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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으로 주문했더니 더 비싸게 받아요"


일부 자영업자 '꼼수'…최대 10% 할인해줘도 고객 혜택 무익해져
할인 금액 환급받고 음식·배달비는 더 비싸게 책정해 이득 챙겨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배민1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이 제공하는 할인혜택을 악용하는 프랜차이즈 업주들 탓에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공식홈페이지에서 정가를 공개하고 있지만 개별 지점들이 가격을 높여 판매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

13일 배달앱 '쿠팡이츠'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쿠팡 유료멤버십인 '와우회원'이 배달 음식을 주문할 경우 음식과 배달비 총액에서 10%를 할인해 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자영업자들이 음식값과 배달비 등을 부풀려 소비자에게는 정상가 보다 높은 가격에 음식을 판매하고, 쿠팡이츠에서 할인금액을 전액 환급 받는 등의 수법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프랜차이즈에서 같은 제품이라도 배민1의 가격을 더 높에 책정한 모습. 배민1(왼쪽)을 이용할 경우 같은 '크크크치킨'이라도 1천원이 더 비싸다. [사진=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프랜차이즈에서 같은 제품이라도 배민1의 가격을 더 높에 책정한 모습. 배민1(왼쪽)을 이용할 경우 같은 '크크크치킨'이라도 1천원이 더 비싸다. [사진=배달의민족]

쿠팡이츠는 예를 들어 치킨 1마리(2만원)를 주문할 때 음식값 10%(2천원)를 할인해 준다. 배달비가 3천원이라면, 소비자는 할인된 1만8천원에 배달비 3천원을 더한 2만 1천원에 음식을 제공 받을 수 있다. 할인된 금액은 쿠팡이 전액 자영업자에게 보전해 주고 있다.

쿠팡이츠의 10% 할인제도는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배달음식을 제공하고 자영업자에게는 가격 경쟁력을 가져다 주면서 양 측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는 서비스다.

할인 혜택이 점차 알려지면서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사용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모바일인덱스로 집계한 결과, 쿠팡이츠의 월간 사용자(MAU)는 지난 3월(298만명)이었지만, 4월에는 14.6% 증가한 341만명으로 조사됐다. 쿠팡이츠가 지난 4월부터 실시한 할인 정책이 사용자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쿠팡이츠를 통한 주문이 증가하자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을 중심으로 배달 음식 가격과 배달비 등으로 폭리를 취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음식값과 배달비를 부풀려 소비자에게는 정상가에 음식을 팔고, 쿠팡이츠에서는 10% 할인 보전을 받는 수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 할인 판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쿠팡이츠로부터 받는 할인 보전금은 자영업자의 추가 수입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A씨(33)는 "지금까지 쿠팡이츠로 주문하면 10% 할인을 받는다고 생각해 배민보다 쿠팡을 자주 이용해 왔지만, 일부 점포의 할인가가 배민 등보다 더 비싼 것을 최근 알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자영업자들의 가격 조정 수법은 이 뿐만이 아니다.

배달의민족 등에서 할인쿠폰 등을 제공할 경우, 기존 음식값과 배달비를 올려 할인쿠폰을 사용하더라도 이전과 큰 차이가 없어지게 한다거나, 배민1(한집배달)을 통한 주문을 할 경우도 음식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고, 주문 가능 금액까지 높이기도 한다. 또 일부 자영업자들은 쿠폰이 발행되면, 아예 배달앱을 통한 주문을 막아두고 전화 주문만 받아 쿠폰 사용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수법도 사용한다.

특히 같은 음식이라도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르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포장비 등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또 전화 주문을 통한 포장과 배달앱을 통한 포장에서도 가격 차가 발생한다. 배달앱들은 포장 주문에 한 해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배달앱들도 이 같은 일부 자영업자들의 '꼼수'를 막기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실시간으로 음식값과 배달비를 변경하는데다, 이를 강제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와 배민이 할인 악용 사례를 적발할 경우 혜택 자체를 취소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앱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최근 배달앱 이용을 줄이고 있는 것은 비싼 배달료와 음식 값, 그리고 이 같은 기망행위들이 누적됐기 때문"이라며 "자영업자들에게 가격 정책을 동일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이를 강제할 수 없고 그렇게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이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 사례들이 꽤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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