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친박(박근혜)계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쏘아 올린 '보수연합군'을 두고 국민의힘 안팎으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위해선 '통합'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그동안 갈등을 겪은 원외 입장에선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보수연합군의 발단은 지난달 30일 최 전 부총리와 이준석 전 대표 등과의 만찬회동에서 시작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선 이준석·유승민·나경원·박근혜 등 원외 보수인사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만찬에 참석한 이들은 보수연합군 언급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단순히 최 전 부총리의 조언을 들은 자리였다고 일축했고,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은 통화에서 "보도에 나오는 반윤(윤석열)도 보수연합도 오고 갔던 자리가 아니었다"며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거나 과잉 해석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은 사실관계가 다르더라도 보수통합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성일종 의원은 지난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고, 저희 당은 모든 것이 열려 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여기에 안철수 의원도 원론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분열보단 통합이 우세하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실제로 성사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갈등이 많다. 특히 '이준석 사태'로 당에 앙금이 쌓인 원외 인사들 입장에서는 당이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는 말처럼 원론적인 인터뷰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당시 비판에 앞장섰던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도 "그동안 통합적으로 당 운영이 안 된 만큼, 이상론이 아니겟는가"라면서 "선거용 통합에 이 전 대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이 얼마나 응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비전 없이 단순 묻지마 통합으로 세만 모으겠다는 전략은 원하는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보수연합군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수가 압도적으로 이겼던 선거는 지방선거 전으로, 유승민·이준석·나경원 모두 같은 편이었다. 그런데 이후 모두 분열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층 분열을 막고 하나가 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선거 구도상 유리하다는 생각에 원론적인 화두를 던진 것 같다"면서도 "정권 핵심들의 생각과 판단은 유승민·이준석과 함께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해 보여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여소야대 국면 탈출과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싣기 위해 내년 총선 승리가 필수적이다. 더욱이 지지층 분열은 선거 패배로 이어져 온 만큼, 통합 이슈는 여당 입장에선 포기하기 어려운 소재다. 문제는 진정성을 의심하는 원외 인사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커 실제 대통합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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