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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수조원 적자 냈는데"…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 25% 지급 왜


각 부서별 TAI 비율 기준 명확치 않아…반도체 인재 쟁탈전에 차별 대우 시각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 비율을 파격적으로 결정했다. 올 상반기 동안 수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다른 사업부와 비슷하게 책정한 것이다.

삼성전자 서울 본사에 걸린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삼성전자 서울 본사에 걸린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사내 인트라넷에 주요 사업부별로 TAI 비율을 공지했다. TAI는 매년 상·하반기 실적과 시장 점유율 등을 바탕으로 최대 월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오는 7일 전 직원에게 일괄 지급될 예정이다.

◆ 월 기본급 25% 받는 DS부문…"생활가전사업부와 동일"

삼성전자는 DS부문의 경우 메모리 사업부, 파운드리 사업부 모두에게 월 기본급의 25%를 지급키로 했다. TAI 제도가 시행된 2015년 이후 DS부문은 대부분 최대 수준인 기본급의 100%를 받아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악화가 이어지며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DS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성과급이 50%로 줄어든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25%로 반토막 났다. 이는 지난 1분기 4조5천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3조~4조원대의 적자가 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평택캠퍼스 내부 도로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평택캠퍼스 내부 도로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다만 일부 직원들은 DS부문이 올 상반기 동안 수 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예상보다 높은 TAI 비율이 책정되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반도체 한파' 등의 여파로 매출이 하락한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도 줄어든 상황인 만큼 DS부문에 책정된 TAI 비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파운드리의 경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5.8%에서 올해 1분기 12.4%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4억4천6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53억9천100만 달러)보다 36.1% 줄었다. 1위인 TSMC와의 올해 1분기 점유율 격차는 3.4%p(포인트) 더 벌어졌다. 지난해 초부터 TSMC에 고객사를 많이 빼앗긴 탓에 2분기에도 분위기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 역시 2분기부터 공식적으로 감산을 선언했을 만큼 분위기는 좋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월 평균 D램 생산량은 7월 들어 웨이퍼 기준 62만 장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동기 월 평균 71만 장과 비교해 12% 이상 줄어든 규모로, 삼성전자의 월 평균 D램 웨이퍼 생산량이 62만 장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DS부문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생활가전·네트워크사업부와 동일하게 TAI 비율을 월 기본급의 25%로 책정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생활가전 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말 적자를 기록했으나, 1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분기에는 5천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상태다.

이 외에 삼성전자는 모바일경험(MX)·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 각각 월 기본급의 50%를 받게 된다. 의료기기사업부는 75%로 책정됐다. 삼성전자 측은 실적뿐 아니라 각 사업부별 목표치 달성에 따른 기준이 달라 이 같이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 경계현 "올해만 버티면 괜찮을 것"…SK하이닉스 '가시방석'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반도체 업계의 인재 쟁탈전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했다. 고질적인 인력난 속에서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른 부서에 비해 비교적 DS부문에 높은 대우를 해준 것 같다고 해석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도 이를 고려해 성과급 발표 직후 임직원들에게 "올해만 버티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함께 조금만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성공을 위한 제3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에서 협약식 후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성공을 위한 제3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에서 협약식 후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지난해 상반기에 전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최대치인 기본급 100%를 지급한 SK하이닉스는 잠잠한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2조5천650억원가량의 적자가 예고돼 있는 상태로, 성과급 지급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을 두고 항상 불만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 반도체 인력을 핵심 인재라고 보고 좀 더 대우를 해주는 분위기"라며 "이번 일로 DX사업부 소속 직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이전보다 심한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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