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SK바이오팜이 600여억원을 들여 인수를 결정한 미국 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난치병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오는 18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미국 바이오벤처 '프로테오반트' 인수와 포트폴리오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프로테오반트 지분 4천만 주, 60%를 62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초 양수도 계약에 서명한 후 17일까지 계약 체결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2021년 발표한 파이낸셜 스토리의 4대 중장기 전략 중 R&D 플랫폼 혁신과 모달리티(Modality) 확장을 위해 프로테오반트를 인수했다"며 "'표적 단백질 분해(이하 TPD)'는 신약 개발에 있어 신규 모달리티 중 큰 가능성을 인정받는 분야로, 프로테오반트는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PD는 질병을 일으키는 표적 단백질에 붙어 확장이나 기능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와 달리 표적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SK바이오팜은 프로테오반트가 TPD 기술 중 '프로탁(Protac)'으로 알려진 이중기능성분자기술 플랫폼을 통해 다수 과제를 진행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프로탁은 세포 내의 단백질 분해 기전인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을 활용해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유비퀴틴은 세포내 단백질 중 하나로, 분해돼야 하는 단백질을 알려주는 표식 역할을 한다. 프로테아좀은 유비퀴틴의 명령을 받아 세포내 단백질을 분해하는 단백질 복합체다. 암 유발 단백질에 유비퀴틴이 결합시켜 프로테아좀이 강제로 분해시키는 방식이다.
프로탁이 주로 항암 치료제로 주목 받고 있지만, SK바이오팜과 연관해 더 기대되는 분야는 알츠하이머다. IMARC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8조2천500억원이며, 2026년까지 연평균 6.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축적돼 비정상적으로 응집하면서, 뇌신경세포 간 신호전달을 방해하고 손상시켜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주된 치료방법은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이는 알츠하이머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정도다. 반면 프로탁은 암 치료제처럼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을 직접 분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노인성 뇌전증의 10%는 알츠하이머가 원인이며, 노인성 뇌전증 환자는 치매 발생률이 정상인 대비 3배 이상 높다. 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SK바이오팜으로서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세노바메이트와 함께 SK바이오팜은 최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한 뇌전증 디지털 치료제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쌓인 데이터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프로테오반트는 TPD에 있어 프로탁 외 분자접착제(molecular glue)를 활용한 플랫폼 기술 구축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도 진행 중이다. 분자접착제는 프로탁보다 분자량이 적기 때문에 세포 투과성이 높으며, 생산공정이 쉬워 비용도 낮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또한 항암 치료제로 각광 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은 "프로테오반테의 TPD 기술과 기존 경쟁사 대비 확장성이 탁월한 분자접착제 플랫폼은 합성신약을 기반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 역량 보유한 바이오팜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TPD 플랫폼 통해 진출할 수 있는 종양 중심의 질환 영역도 SK바이오팜의 전략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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