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국내 와인 시장이 지속 성장세를 보여오면서 대기업들이 와인시장 진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해외 와이너리를 인수하고 유명 와인을 직수입하는 등 독점적 포트폴리오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 '얼티미트 빈야드(Altimeter vineyard)'를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수금액은 500억원 대로 알려졌다.
얼티미트 빈야드는 나파밸리 아틀라스 피크에 있으며 약 4만m2(1만 2천평) 규모의 와이너리로 최고 50만원대 와인인 카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을 생산한다.
신세계그룹의 와이너리 인수는 쉐이퍼 빈야드, 와일드푸트 빈야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2008년 설립된 주류 전문 유통사인 신세계L&B를 통해 와인 사업에 뛰어들면서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와이너리를 연이어 인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지난 2019년 와인 전문 매장 '와인웍스'를 오픈했다. 지난해 6월에는 '비노에이치'와 프랑스·이탈리아 와인 100여종에 대한 수입 계약을 체결하고. 유기농 와인 등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 중이다. 비노에이치는 같은해 3월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이지웰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와인 수입 및 유통사다.
롯데그룹도 와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는 올해 중 와이너리를 인수 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신동빈 회장이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고 인수 대상 등을 물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롯데마트를 리뉴얼하면서 와인전문관인 '보틀벙커'를 만드는 등 전문 유통채널 키우기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보틀벙커는 신동빈 회장의 아들 신유열 롯데캐미칼 상무가 직접 방문해 관심을 표했고 실적도 견고하면서 서울역점에 네 번째 매장 오픈을 준비 중에 있다.
또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도 와인 사업에 뛰어 들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와인사업을 위한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주류 수출입, 주류 도소매업, 와인잔 수출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며, 한화갤러리아 와인 매장인 '비노494'에 직매입 와인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주류 수면허가 없는 탓에 와인을 직접 수입하지 못했지만, 비노갤러리아를 통하면서 와인 직접 수입이 가능하게 됐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와인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데는 최근 국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와인 수입사들의 매출은 지속 상승세다. 신세계엘엔비 매출은 2021년 2천억원에서 지난해 2천64억원, 같은 기간 금양인터내셔날은 1천345억원에서 1천414억원, 아영FBC는 1천10억원에서 1천242억원, 나라셀라는 889억원에서 1천71억원으로 모두 전년대비 상승을 이어가는 중이다.
국내 1인당 와인 소비량은 2016년 780ml에서 2021년 1천479ml로 증가했고, 국내 와인 시장은 2030년 3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와인 시장이 급성장 하면서 대기업들도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와인 소비가 늘면서 새로운 주류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주류 업계에서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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