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충남 천안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사건과 관련해 학교 측이 학교폭력 정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 측은 학교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해 서로 말이 엇갈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해당 학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군 사망 후 내부 조사를 진행했지만, 담임교사나 학생부장 등은 학폭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학생이 직접 신고하지 않아도 학폭 상황을 인지하면 반드시 신고하는데, 김 군의 학교 생활 어디에도 학폭 피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17~20일 사이 김 군이 세 차례에 걸쳐 학교 내 상담기구에서 상담을 받은 사실에 대해 "3번의 상담 모두 김 군의 어머니가 담임교사에게 요청해 이뤄진 상담으로, 학업과 진로에 관한 내용이었다"며 "담임교사는 (학교폭력 피해 사실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족 측의 주장은 다르다. 김군이 숨지기 일주일 전 학교폭력의 정황을 알게 된 어머니는 담임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 군의 아버지 김복철 씨는 25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4일 날 집사람이 학교로 전화를 걸어서 학교폭력이 이뤄지고 있고 학교폭력방지위원회를 열어달라 하니까 담임선생님이 학교폭력은 없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군은 지난 11일 오후 7시 15분께 천안시 동남구 자택 자신의 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 40여분 뒤 숨졌다.
유서에는 '학교 폭력을 당해 보니 왜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지 알 것 같다. 이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동급생들이 김군의 출신지역을 비하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내용이 적힌 수첩 내용도 공개됐다. 이 안에는 지난 3년간 김 군이 7~8명의 동급생으로부터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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