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카카오의 기업간거래(B2B)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본격화한다. 고성능 프리미엄 클라우드 전략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90%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클라우드와 검색 사업 부문을 사내독립기업(CIC) 체제로 전환했다. CIC는 조직 운영에 필요한 경영 전반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두 사업을 회사의 핵심 축으로 삼아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클라우드 부문은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검색은 박영광 AI검색서비스 실장이 각각 CIC 대표를 맡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회사 전반적인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선적으로 클라우드와 검색 사업을 사내 CIC로 설립했다"면서 "다른 조직은 현재까지 변동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클라우드·검색' 체제로…수익성 개선 '절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독립적 의사결정을 가진 CIC 체제를 통해 사업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의지다. CIC는 독립법인이나 자회사 개념은 아니고 인사·재무 등 경영 전반 업무를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사업본부 형태의 조직이다.
클라우드 CIC는 카카오i 클라우드 등 회사의 클라우드 사업 전반을 담당하고, 검색CIC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기업용 검색·추천 엔진 기술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까지 CIC 체제 전환에 따라 직원·조직 등 내부적 이동은 결정되지 않았다. 회사 내 다른 사업부서의 변동 사항도 미정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와 검색 사업 외에 ▲AI컨택센터 '카카오i 커넥트 센터' ▲업무용 플랫폼 '카카오워크' ▲물류 플랫폼 '카카오i 라스' ▲AI 솔루션 '카카오i 엔진' 등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21년 적자전환 후 지난해 영업손실 1천406억원을 기록했다.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약 500억원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추가 투자 유치에도 실패했다.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최근 백상엽 전 대표가 물러났고 클라우드 부문장이던 이경진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게임·의료·제약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글로벌 수준의 안정적 서비스 제공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전략은 안정성·확장성·고가용성 등 3가지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성능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성능·고가용성 클라우드 도입을 원하는 게임·의료·제약·AI·블록체인 등의 산업을 의미한다.
이경진 대표는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90%를 차지하고 있는 AWS의 아성에 적극 맞서는 것이 올해 목표"라면서 "개발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팬덤'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연성과 확장성이 특징인 클라우드 본질에 집중해 개발자에게 쉽고 친숙하며 비용 경제적인 클라우드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오는 31일 신규 서비스인 멀티 가용영역(AZ)을 공식 출시한다. 멀티AZ는 복수의 데이터센터에 워크로드(주어진 시간 내 컴퓨터 시스템이 처리해야 하는 작업량)를 배치함으로써 하나의 가용영역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이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업체 중 최초로, 이를 통해 AWS와 같은 글로벌 기업 수준의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카카오 i 클라우드'는 AZ 내에 완전히 격리된 가상 사설 클라우드(VPC)와 온프레미스(사내 구축형 시스템) 간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는 TGW 서비스를 통해 다른 클라우드와 연계성을 높인다. TGW 서비스 또한 글로벌 CSP에서 지원했던 네트워크 서비스다.
이경진 대표는 "올해 공공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는 한편, 기업용 클라우드 공략에 좀 더 주력하고, 프라이빗 클라우드보다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면서 "클라우드 분야 글로벌 탑티어를 목표로 기술 고도화에 지속 매진하며, 클라우드 '올라운더'로서 거듭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전했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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