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중소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삼성, LG 등 대기업들의 진출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올해 무더운 여름이 예고되며 냉방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방방냉방(방마다 냉방을 따로 하는 방식)' 트렌드 확대까지 더해지며 창문형 에어컨이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6일 2023년형 창호형 에어컨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출시한다. 설치 편의성을 높이고 위생 기능을 더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기존 105~150cm 높이의 창호에 설치 가능했던 제품을 240cm의 대형 창까지 다양한 높이의 창호에 설치 가능하도록 했다.
◆ 에어컨서 기싸움 벌이는 삼성·LG…창문형 에어컨 잇따라 출시
LG전자는 제품을 창 밖에 설치해 돌출을 최소화한다는 의미로 '창문형' 대신 '창호(새시)형' 에어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는 공기 흡입구를 전면에 배치해 실내 돌출이 거의 없어 블라인드나 커튼 사용이 가능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신제품은 열교환기에서 발생하는 응축수를 받아주는 클린 바스켓을 항균 처리해 수분을 위생적으로 관리한다. 또 에어컨 사용 후 청결을 위한 건조기능도 'AI건조+'로 업그레이드 돼 에어컨 사용 종료 후 건조 시간이 기존 20~35분에서 최단 15분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LG전자는 신제품에 풍향을 5단계로 선택하는 '저소음+' 기능도 추가했다. 창호형 에어컨 전 제품에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R410A 대비 3분의 1~4분의 1 수준인 R32 냉매를 적용해 환경보호에 앞장선다.
신제품은 장마철에 대비해 20리터 대용량 제습기보다도 큰 최대 34리터(1일 제습 용량)의 제습 성능을 갖춰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 실내를 쾌적하게 하는 것도 특징이다.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인 TUV라인란드의 시험 결과 실내로 비가 들어오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을 입증 받았다. 또 구입 후에도 원하는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업(UP)가전으로, LG전자는 신제품에 적용된 '저소음+', 'AI건조+' 기능을 지난해 출시한 창호형 에어컨에도 추후 업그레이드로 제공할 계획이다.
신제품은 16.5제곱미터와 19.4제곱미터 중 냉방면적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냉방면적, 마감키트 포함여부 등에 따라 출하가 기준 95만~153만원이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말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창문형 에어컨으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무풍 냉방'을 적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풍 모드를 사용할 경우 최대(MAX) 냉방 모드 대비 소비 전력을 최대 74%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인 이후 매년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 중기도 신제품 속속 내놔…시장 더 확대될 듯
창문형 에어컨 1위 파세코도 최근 1분 만에 설치가 가능한 5세대 창문형 에어컨 '프리미엄2'와 작은 창에도 설치할 수 있는 '프리미엄 미니' 2종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공구 없이 맨 손으로 고정할 수 있는 '이지락 시스템'과 창틀의 재질, 두께에 상관없이 간단하게 설치 가능한 '이지핏 시스템'을 적용해 1인 가구에서 인기가 많다. 설치 편의성 외에도 초절전 냉방 기술도 적용해 하루 7.8시간 가동시 일평균 약 8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귀뚜라미는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저소음 듀얼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해 냉방 효율은 높이고 운전 소음은 대폭 줄였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으로 냉방비 절감 효과가 우수하며 취침모드 가동 시 도서관보다 낮은 33데시벨 수준을 구현한다.
이 외에 신일전자, 쿠쿠홈시스, 캐리어에어컨, 위니아 등 많은 중소기업들 역시 이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창문형 에어컨은 수익성이 낮아 그동안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 경쟁을 벌였지만, 1인 가구가 늘고 코로나19 이후 방방냉방 트렌드 확대로 대기업들까지 진출했다"며 "과거엔 저렴한 가격에 냉방 효율과 성능이 떨어지고 소음이 심하다는 평가 때문에 여관이나 모텔에 설치되는 제품이란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엔 성능이 개선되면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선 2019년 4만여대 규모였던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지난해 50만 대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0만~250만 대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전체 에어컨 시장에서 창문형 에어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에 달하는 셈이다.
올해 판매 추이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롯데하이마트가 4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이동형 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 매출은 각각 150%, 30%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을 가동하기 위해 높은 비용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콤팩트한 사이즈와 합리적인 비용이 강점인 창문형 에어컨이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며 "소음 저감 기술이 더 좋아진다면 일반 에어컨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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