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1990년대 말 지방은행은 성장통을 앓았다. 외환위기를 버티지 못하며 경기·충청·충북·강원은행이 통폐합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대구·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이 남아 지방은행의 명목을 이어갔다.
이후 지방은행은 외환위기를 딛고 2011년 무렵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해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출범했는데 BNK금융지주는 출범과 동시에 독주했다.
BNK금융지주는 BS금융지주라는 이름으로 부산은행·BS투자증권·BS신용정보·BS캐피탈 4개사가 모여 시작했다. 그해 BS정보시스템과 BS저축은행을 설립해 일 년도 안 돼 계열사를 7개로 늘렸다. 이후 2015년 5월 사명을 BNK금융지주로 변경했다.
출범 당시 BNK금융지주의 총자산은 39조원 가량으로 DGB금융지주보다 8조원 이상 많았다. 체격의 차이는 순익으로 나타났다. 출범 첫해인 2011년 BNK금융지주의 순익은 4천2억9천600만원으로 DGB금융지주보다 1천952억600만원 많았다. 무려 두 배 가까운 차이다.
이듬해 DGB금융지주도 대구은행·카드넷·대구신용정보 등 3개 계열사에서 DGB캐피탈과 DGB데이터시스템을 편입해 외형을 키워 격차를 877억7천700만원까지 좁혔지만 따라잡지 못했다. 지난해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의 순익 차이는 3천900억원으로 두 배에 육박한다. BNK금융지주는 지방은행 출범 후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독주했다. 경남은행 인수에 따른 일회성 요인으로 순익이 감소했던 2014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방금융지주가 지금의 3사 체제가 된 건 2013년이다. 전북은행·JB우리캐피탈·JB자산운용을 편입해 JB금융지주가 출범했다. 당시 JB금융지주는 DGB금융지주와도 순익 차이가 두 배 이상 벌어질 만큼 뒤처졌으나 2018년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 이듬해 순익이 많이 증가하며 DGB금융지주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지난해에는 순익을 2천억원 이상 벌리기도 했다.
BNK금융지주가 안정적 성장을 일군 것도, JB금융지주가 DGB금융지주를 앞지른 은행과 함께 비은행이 받쳐준 덕분이다. 2021년 BNK금융지주는 순익이 7천9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34%(2천716억9천400만원)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을 일궜다. 비은행 순이익이 21.9%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에도 주식시장 침체로 증권사 순익이 하락했지만, 은행의 고른 성장과 BNK캐피탈에서 순익이 28.4% 증가하며 순익을 8천101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JB금융지주가 6천10억원의 순익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도 비은행 이익 기여도를 25.06%까지 늘린 덕분이었다. 반면 지난해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비은행 이익 비중이 30% 이상 감소하며 3사 중 유일하게 순익이 1천억원 이상 줄어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에는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마저 순익이 감소하며 성장세가 꺾였다. 경지침체와 경쟁 심화로 설 자리를 잃어간 영향이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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