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챗GPT가 촉발한 빅테크 생성 인공지능(AI) 전쟁에 아마존이 참전하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생성 AI를 둘러싼 경쟁으로 보이지만 본질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공방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AWS는 최근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베드락(Bedrock)'을 공개했다.
베드락은 기업들이 아마존의 파운데이션(기반) 모델을 활용해 생성 AI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객사는 이를 통해 아마존의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 '타이탄(Titan) FM'을 비롯해 ▲AI21 랩스(Labs) ▲앤트로픽(Anthropic) ▲스태빌리티(Stability)AI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1위 사업자라는 점을 앞세워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AWS는 "기업은 기본 파운데이션 모델을 손쉽게 사용하고 자체 데이터를 사용해 차별화된 앱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맞춤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를 보호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WS의 이같은 행보가 결국은 클라우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SAP의 김영욱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PM)는 "아마존의 발표는 AWS를 사용하는 기업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수성 전략"이라며 "오픈AI 애저 서비스 등이 공개된 이후 AWS 고객사들은 플랫폼을 애저로 바꿔야 할지 플랫폼을 하나 더 구독해야 할지 등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MS는 120억달러 규모의 오픈AI 투자에 이어 자체 검색엔진 '빙(Bing)'에 생성 AI 기술을 접목하고,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에 GPT-4 모델을 추가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검색엔진 시장에서는 구글을 따라잡고,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AWS에서 이탈한 고객을 흡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시니어 PM은 "AWS 입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파악했을 것"이라며 "오픈AI와 경쟁할 수 있는 일종의 연합군을 만든 것이 베드락"이라고 말했다.
스태빌리티 AI를 비롯한 각각의 파운데이션 모델은 오픈AI를 이기기 힘들지만 각 모델의 장점을 한데 모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픈AI의 AI 기반 이미지 생성 툴인 '달(DALL)-E'의 경우 스태빌리티AI의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기능으로 대체할 수 있다.
"사실 MS 입장에서는 AWS 기업고객이 오픈AI 서비스를 이유로 애저로 넘어올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라고 분석한 그는 "AWS를 사용하는 많은 기업들은 이번 발표 이후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라며 "새로운 기술의 혁신 경쟁으로 보였지만 결국은 클라우드 플랫폼 패권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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