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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겨냥에 화웨이까지 불똥...국정원, 이례적 '공공 부문 IT 장비' 전수조사


北 국제사회 제재 받는 상황에서 '세컨더리 보이콧' 부각
中‧러 제품 대거 포함…”민간 영역 도입 현황은 조사 대상 아냐“
"미 정부 '사이버 위협국' 지목…이들 국가는 한 몸"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국가정보원이 공공 부문에 도입된 정보기술(IT) 제품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제재 대상에 오른 IT 장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러시아 기업 제품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원이 이같은 형태의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국가정보원은 공공 부문에 도입된 정보기술(IT) 제품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대북제재 대상에 오른 IT 장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국·러시아 기업 제품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국가정보원은 공공 부문에 도입된 정보기술(IT) 제품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대북제재 대상에 오른 IT 장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국·러시아 기업 제품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픽사베이]

20일 관련 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국정원은 올해 초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영역을 대상으로 IT 제품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종료됐으며, 현재는 분석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국정원이 이번 조사에 착수한 계기는 대북제재 대상 IT 제품의 도입 현황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국, 러시아 등의 업체 제품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직접 혹은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를 받는 기업까지 모두 포함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이란 제재 대상 국가(북한)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금융기관·개인에 대한 제재를 뜻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제재를 가하는 기업과 서방국가가 중국, 러시아를 겨냥해 제재 대상 명단에 올리는 기업이 서로 맞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지난달 바이든 미 행정부가 공개한 국가 사이버안보 전략을 살펴보면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을 사이버 위협국으로 지목했다"며 "이들을 한 몸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핵심인데 해당 국가의 기업이 생산한 IT 장비도 유사시 위협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장비가 포함됐지만 처음부터 이 기업을 타깃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국정원 설명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내 정부‧공공기관과 납품업체들이 국제사회 제재 위반 연루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는 취지에서 현황을 파악했다"며 "IT 장비의 보안 취약점과 이번 조사는 관련 없다"고 말했다.

또 국정원 소관 영역인 공공 영역만 살펴봤으며 민간 영역에 도입된 IT 장비는 전수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전수조사 대상 IT 장비에는 CCTV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 등 인권침해 혐의로 중국 CCTV 제조사인 하이크비전의 5개 자회사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하이크비전은 도날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도 제재 대상에 포함된 바 있다.

2020년 미 상무부는 중국 하이실리콘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했다. CCTV를 통한 정보 유출을 막는다는 취지에서다. 하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CCTV에 들어가는 칩을 공급한다.

보안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에 설치된 중국산 CCTV 점유율은 60~70%로 추정하고 있다"며 "OEM 형태로 국내 기업 이름으로 납품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는 '틱톡(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청문회가 열리는 등 사이버 위협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국정원 전수조사도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을 통해 좀 더 능동적으로 안보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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