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122Mbps(메가비피에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꼬리표와는 달리 전 세계 25위 수준에 그친 것이다. 다만 조사 결과에 국가별 측정서버 개수나 전체 측정건수 등 구체적인 사항이 공개되지 않아 공신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스피드테스트 운영사인 미국 품질조사업체 우클라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고정 광대역 초고속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122.04Mbps(초당 메가비트)다. 국토 면적이 9억6천만1천290㏊에 달하는 중국(216.83Mbps, 4위)보다도 94.79Mbps 낮다. 1위를 기록한 싱가포르(235.40Mbps)와 비교하자면 48.15% 수준이다.
국내 고정 광대역 사업자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건 KT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기준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145.28Mbps로 집계되면서다. 140Mbps로 조사된 LG유플러스가 2위, 100.51Mbps를 기록한 SK브로드밴드(SKB)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관건은 세계 인터넷 속도와 순위 집계에 대한 공신력이다. 정부는 국가별 인터넷 속도, 순위가 객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인 측정조건이나 방식 등이 공개되지 않아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은 "국내 인터넷 속도가 122Mbps 수준으로 나왔지만, 이를 어떻게 측정했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상품 별로 다양하게 나눠져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1기가 상품도 있고, 500메가 상품도 있다. 만일 1기가 가입자를 대상으로 측정했다면 속도가 훨씬 높게 나왔을 것"이라며 "반면 100메가 상품에만 가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측정했다면 속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스피드테스트 순위와 관련해 지난 1월에도 "스피드테스트를 운영 중인 우클라는 인터넷 속도 및 순위 외에 각 국의 측정서버 개수 및 성능, 국가별 전체 측정건수, 측정속도 분포 등 구체적인 측정조건과 방식, 내용 등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국가별 객관적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스피트테스트에 따르면 국내 초고속 인터넷 속도는 하락세다. 지난해 8월 210.72Mbps에서 같은해 11월 171.12Mbps로 떨어졌다. 지난 달 들어 122.04Mbps까지 하락하며 우루과이, 파나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국내 통신사가 네트워크망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기구축된 망을 점검하고 있는 것과는 결과가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선 가입 상품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의 인터넷 속도가 세계 25위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측정 방식에 대해 알 방법이 없다. 한국 인터넷 속도가 122메가비피에스 수준에 그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선 집계 데이터를 더 구체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12월 기준 OECD 통계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 100명당 100Mbps급 이상 인터넷 가입자 수와 전체 유선인터넷 회선 수 대비 광케이블 기반 회선 수 비중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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