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반도체 시장이 혹한기를 맞은 가운데 삼성전자마저 감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생산량을 감축했지만 업황은 개선되지 못했다. 메모리반도체 1위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이 반도체 가격 회복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7일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위기 타개책이 여의치 않자 감산을 선언한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1분기 잠정 매출이 63조원, 영업이익 6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영업이익은 95.75%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지 못한건 14년 만이다. 업계에선 반도체가 영업손실 4조원 수준의 적자를 봤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자 세계 3위권 메모리 업체들은 감산에 돌입했지만 삼성은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반등하지 못했다.
반도체 가격은 원가에 가까운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2021년 9월까지 4.1달러를 유지하던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가격은 1월부터 평균 1.81달러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2021년 7월 4.81달러에서 지난달 3.93달러로 하락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감산 없이 버티기는 어려웠다. 하반기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관망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감산이 반도체 업황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보고 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선두 업체의 적극적인 감산 기조가 더해질 경우 메모리 업황 회복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계절적 성수기와 공급 축소 효과가 발현될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 저점 이후 분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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