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부진을 겪었던 삼성전기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문이 올해 부활의 기지개를 켠다.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3' 시리즈가 판매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A54' 모델에도 카메라 모듈을 수주하며 중상급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23 울트라'와 '갤럭시A54' 모델에 카메라 모듈을 탑재했다. 과거엔 '갤럭시S' 시리즈,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 등 고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카메라 모듈 사업을 전개했으나, 최근 몇 년새 중고가 시장까지 확대하고 나섰다.
실제로 지난 2020년에는 '갤럭시S20 FE'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했고, 2021년에는 '갤럭시A52', '갤럭시A72'의 메인 카메라 모듈에도 자사 제품을 적용시켰다. 올해도 '갤럭시A' 시리즈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 상태다.
이는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가격대 비중에서도 조금씩 드러난다. 출하량 기준으로 400달러 이상 고가 비중은 2019년 25.0%였으나, 올해는 24.5%로 소폭 낮아지고 2026년에는 23.8%까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200~400달러 중가 비중은 2019년 25.0%에서 올해 26.2%, 2026년에는 26.3%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200달러 이하 저가 비중은 2026년까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기 측은 "보급형 스마트폰에 고성능 카메라 채용이 활발해지고 있고, 광학줌 기능을 탑재하며 플래그십용 모듈에 준하는 사양을 요구하고 있다"며 "2020년 3분기 광학 3배줌 손떨림방지(OIS) 제품 납품을 시작으로 공급량을 점차 확대해 고사양의 보급형 스마트폰향 매출을 늘려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얼어 붙으면서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의 실적엔 찬바람이 불었다. 스마트폰 수요 둔화 지속으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7% 감소한 6천555억원에 그쳤다. 전장용 카메라모듈의 해외 거래선향 공급을 확대했지만, IT용 카메라모듈의 비수기 여파로 발목이 잡혔다.
특히 주요 거래처였던 샤오미가 글로벌 경기 불황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 장기화 등으로 매출 타격을 입은 것이 삼성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샤오미와의 거래액은 5천451억원으로, 2021년 1조30억원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주요 매출처 명단에서도 2021년엔 샤오미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선 샤오미의 이름만 사라졌다.
평균판매가격(ASP)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주요 원재료 비용은 소폭 늘었다는 점도 실적에 타격을 줬다.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ASP는 2021년 전년 동기 대비 35.4%, 지난해 4.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요 원재료인 카메라모듈용 센서 IC의 평균 매입단가는 전년 대비 0.4% 상승했다. 센서 IC는 삼성전자, 소니 등에서 매입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월 말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계절성 영향으로 국내외 주요 거래선향 카메라 모듈 공급이 감소했다"며 "전략 거래선향 신규 플래그십용 고성능 카메라 모듈 양산 개시에도 불구하고 사업부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스마트폰 수요 둔화 영향 및 연말 재고조정 요인으로 카메라 모듈 수요는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며 "올해 1분기에도 스마트폰 수요가 주춤할 듯 하지만, 자사 카메라 모듈 수요는 전략 거래선 신모델 출시 효과 및 전장 카메라의 견조한 수요로 전 분기 대비 확대할 수 있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제품은 '갤럭시A54'에 탑재된 카메라모듈이다. '갤럭시A' 시리즈가 삼성전자의 '효자 아이템'으로 불릴 만큼 판매량이 많아서다. 업계에선 '갤럭시A' 시리즈기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S23 울트라'에 탑재된 카메라모듈도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는 점에서 판매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 제품은 흔들림 보정 기능이 2배 이상 향상된 2억 화소급으로, 현재 출시된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중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 구동거리를 늘리되 카메라모듈 크기는 이전 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최소화 함으로써 '카툭튀' 현상을 해결한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대구경 렌즈를 마이크로미터 단위(100만분의 1미터)로 정밀하게 구동하기 위해 고감도 센서를 적용한 볼가이드 방식의 OIS 액추에이터를 적용해 내구성과 정확성을 확보했다"며 "소비전력도 줄여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삼성전기가 '갤럭시S23 울트라', '갤럭시A54'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광학솔루션사업부문 매출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리오프닝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9%,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은 전년 대비 3.6% 늘어난 46억2천만 대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11억9천280만 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반기까지는 출하량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다 3분기부터 성장세로 전환돼 4분기에는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향후 5년간은 연평균 2.6%씩 시장이 성장해 2027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13억7천1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동시에 화질을 중요 시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수요가 커지면서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시장도 고집적·고성능화 된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회복세를 보일 듯 하다"며 "몇 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 모듈은 1~2개에 불과했지만, 최근 저해상도 카메라 2개와 고해상도 카메라 1개로 구성된 '트리플 카메라' 셋업의 카메라모듈이 기준이 되면서 적용되는 부품 수와 가격 또한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모듈을 포함한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이 전체 매출의 34%를 차지하는 삼성전기로선 카메라모듈 시장의 반등이 반가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 전기장치(전장) 시장을 겨냥해 카메라모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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