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암 치료에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환자별 맞춤형 치료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위암에서는 병기 체계 외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연구가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병기 체계 등 암의 진행 상태뿐 아니라 수술 1년 후 환자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5년 생존율을 계산해내는 인공지능 모델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데이터 분석 결과 수술 후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운동과 식단이 장기 생존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이인섭·영상의학과 김경원 교수팀은 위암 수술을 받은 4천여 명 환자들의 수술 1년 후 치료 결과와 건강 상태를 바탕으로 5년 생존율을 약 80% 정도 예측해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술과 항암 치료뿐 아니라 위암 수술 1년 후 환자의 체중, 근육량과 지방량 변화, 영양 상태 등이 5년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 동안 위암은 다른 암과 달리 종양의 병기 외 수술 후 5년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확립된 요인들이 없었다. 5년 생존율을 예측하기 위한 점수표, 계측 도표, 인공지능 등이 연구돼 왔는데 실제 임상에서는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위암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규명했다. 개발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4천 명 이상의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이인섭·영상의학과 김경원 교수팀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3천220명의 수술 전 건강 정보, 수술 · 항암 · 병리 정보뿐 아니라 재발에 대한 추적 관찰을 위해 공통적으로 시행하는 혈액 검사 결과,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등 총 65개 종류의 대규모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에는 위암 환자들의 수술 ‘1년 후’ 데이터가 활용됐다. 수술 후 1년 내 사망은 암의 공격성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2, 3기 위암은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을 6개월에서 1년 간 시행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위암 수술 후 장기 생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1년 후 환자 상태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연구팀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든 후 805명의 환자 데이터로 알고리즘의 내부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위암 수술 후 5년 생존율 예측 정확도가 약 76%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주대병원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위암 수술을 받은 590명의 환자들의 데이터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외부 유효성을 검증한 결과, 약 81%의 정확도로 5년 생존율을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환자들의 65개 종류의 데이터들을 분석한 결과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체중 · 근육량 · 지방량 변화, 영양 상태 변화 등이 5년 생존율 예측에 중요한 요소였다. 체중 과 근육량 감소, 지방량과 영양위험도(NRI) 증가 등 관련 수치들이 나빠지면 5년 생존율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섭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위암 수술 후 장기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는 점뿐 아니라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꾸준한 근력 운동, 고단백 식습관 등 스스로 교정할 수 있는 요인이 장기 생존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까지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수술과 항암 치료가 치료의 전부가 아니라 환자 개인의 관리와 노력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