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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찬스 아냐"…이순호 예탁결제원 사장, 낙하산 논란 정면 돌파


[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낙하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순호 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이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다. 비관료 출신으론 10년 만이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달 28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순호 사장의 선임을 의결했으며, 이달 2일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이순호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 후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6년 금융연구원에서 은행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 기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규제입증위원회 위원 등도 겸임했다.

예탁결제원 노조가 이순호 신임 사장의 출근 저지에 나섰다. [사진=예탁결제원 노조]
예탁결제원 노조가 이순호 신임 사장의 출근 저지에 나섰다. [사진=예탁결제원 노조]

앞서 예탁결제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이 사장을 포함해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 박철영 예탁결제원 전무이사 등 3명을 사장 후보군에 올린 후 최종 후보로 이 사장을 낙점했다.

하지만 사장 후보군 구성 전부터 이 사장의 내정설이 돌면서 노조가 크게 반발하는 등 예탁결제원 내외부에서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이 사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총괄한 경제 분야 싱크탱크에 참여했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비상임 자문위원을 맡았다.

예탁결제원 노조 측은 자본시장 인프라 기관인 예탁결제원의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은행법 연구전문가가 신임 사장으로 취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며 사장 재공모를 요구하는 시위를 해왔다.

예탁원 노조는 이날 부산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며 "비전문가인 데다 관련 경력도 없는 실장급 연구원이 어떻게 예탁원 사장이 됐느냐"며 첫 출근길에 나선 이 사장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예탁원 업무에 관심이 있어서 사장직에 지원했고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선임됐다"며 "친구 찬스를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사장이 김소영 부위원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86학번 동기라는 학연 덕분에 사장직을 맡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8시 30분께 부산 본사에 도착한 이 사장은 10여 분간 노조원들과 실랑이를 벌였으나, 결국 본사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 사장은 이후 인근 사무실에서 첫 업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민 기자(jungmin7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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