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이자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인 ARM이 뉴욕증시 단독 상장을 추진한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연내 ARM을 뉴욕증시와 런던증시에 동시 상장하려던 계획을 바꿔 뉴욕증시에 단독으로 상장시킬 계획이다
ARM은 반도체 설계 자산(IP)을 팹리스나 종합반도체기업(IDM) 등에 팔아 로열티를 받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반도체 기업은 ARM이 그린 중앙처리장치(CPU),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기본 설계도를 받아 각자의 칩을 설계한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이 ARM의 IP를 활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2016년 ARM을 320억 달러(약 40조원)에 인수했다. 2020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400억 달러를 받고 매각하려 했으나 중국, 영국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이 ARM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해 핵심 투자사업인 비전펀드가 약 60조원의 손실을 내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ARM을 상장시키겠다고 밝혔다. ARM의 기업가치는 6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영국 정부는 자국 핵심 기업인 ARM을 런던증시에 유치하기 위해 힘써 왔지만 이는 현재로서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일부라도 영국 증시에 상장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그의 사임과 함께 고위관리들이 대거 사퇴하면서 상장 논의가 중단돼서다. ARM이 영국 증시 상장을 포기한다면 영국 경제계에 미치는 파장도 클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런던 동시상장 계획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낮다"며 "소프트뱅크의 투자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는지는 상장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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