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투기 의혹 정면 반박 "전형적 모함…1천800배 차익도 거짓"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3일 자신의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전형적 모함이자 음해"라며 허위사실 지속 유포 시 법적 조치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쟁 후보들이 지난 수 차례 합동연설·TV토론회 등에서 해당 의혹을 거론하며 집중적인 공세를 퍼붓고 있는 데다, 더불어민주당까지 비판 대열에 가세하자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사실을 계속 유포하거나 터무니 없는 의혹을 제기하면 부득이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관련 진상조사단 구성을 예고한 것을 두고는 "자살골을 넣으려고 작정한 듯하다"며 "적극 환영한다. 제발 흐지부지, 용두사미하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해당 의혹은 2008년 김 후보의 지역구(울산 남을)인 KTX 울산 연결도로 노선이 원안과 달리 김 후보 소유의 땅을 지나가도록 변경돼 김 후보가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내용이 골자다. 김 후보는 논란의 임야를 1998년 매입했다.

김 후보는 연결도로 노선 변경되는 과정에서 개입하거나, 자신의 땅 공시지가가 1천800배 올랐다는 일각의 주장을 강력 부인했다.

김 후보는 "세상에 자기 땅 밑으로 터널을 뚫어달라고 요구하는 지주 보셨나. 땅 밑으로 터널이 뚫리는데 땅값이 1천800배 올랐다는 허무맹랑한 말을 마구 지껄여도 되나. 황당하기 짝이 없는 궤변의 연속"이라며 "이 가짜뉴스가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면 제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1998년 해당 임야 매입 당시 개별공시지가는 약 200~400원대(최소 267원~최대 432원), 지난해 기준 약 1천원~2천원대(최소 1천220원~최대 2천270원)이라는 것이 김 후보의 설명이다.

'1천800배 시세차익'이라는 주장은 과거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산 중턱에 위치한 자신의 임야가 아닌 평당 183만원에 달하는 6차선 도로 옆 KCC 언양공장 사원 아파트 부지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작년 4월 기준 25만4천600원으로, 김 후보 소유 임야와 약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자신 소유의 임야로 도로계획을 변경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자기 땅으로 도로를 개설한다고 하면 그 도로가 터널로 지나가도록 로비하는 사람이 세상에 있는가"라며 "보상도 안 해주는 터널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지주가 있나"라고 반박했다.

또 "터널 출구는 제 소유가 아닌 다른 사람 소유의 땅으로 나가도록 설계돼 있다. 이게 울산시가 최종 검토하는 안"이라며 "터널이 뚫리는 땅의 값이 올라가면 공시지가가 올라가야지 인근 토지와 똑같은 정도의 상승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무 불법을 저지른 적 없는 땅"이라며 해당 임야에 건축물도 지을 수 없다고 했다.

김 후보는 매입 배경과 매각 의향을 묻는 말에는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 아니라 처음 살 때부터 은퇴 후 소일거리 삼고, 필요하면 선산을 할까 했다"며 "팔 생각 없었고 팔려고 해도 잘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 후보들의 관련 공세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김기현을 죽이기 위해 모든 권력을 총동원해 시도했을 때도 그 탄압을 뚫고 살아남았다"며 "민주당의 가짜뉴스를 갖고 같은 당 동지에게 터무니 없는 가짜뉴스를 덮어씌우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