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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유전자 치료제 개발 새 가능성 열었다


IBS-서울대, 유전자 조절하는 마이크로RNA 생성의 비밀 밝혀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장이 23일 네이처紙에 발표한 마이크로RNA 연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IBS]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장이 23일 네이처紙에 발표한 마이크로RNA 연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IBS]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서울대 공동연구팀이 마이크로RNA가 만들어지고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암을 비롯한 질병들의 원인을 밝히고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IBS의 김빛내리 RNA 연구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연구팀이 우리 몸에서 마이크로RNA(이하 miRNA)를 만들어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인 다이서(DICER) 단백질의 작동원리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한 노성훈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지난 20여 년간 베일에 쌓여있던 다이서의 3차원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두 개의 논문으로 2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紙에 동시에 발표됐다.

마이크로RNA의 생성 경로와 기능 ① 마이크로RNA 최초전사체는 핵 내에서 드로셔-DGCR8 단백질 복합체에 의해서 1차적으로 절단된다.② 이렇게 생성된 ‘머리핀’ 모양의 마이크로RNA 전구체는 세포질로 방출된 후 다이서에 의해 2차적으로 절단된다.③ 그 결과 생성된 마이크로RNA 이중나선은 아고넛에 결합해서 그 중 한 가닥이 남아 복합체를 완성한다.④ 아고넛에 들어간 마이크로RNA는 mRNA에 결합해 mRNA를 분해함으로써, mRNA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다. 이러한 현상을 RNA간섭(RNA interference, RNAi)이라고 한다. [사진 및 설명=IBS]
마이크로RNA의 생성 경로와 기능 ① 마이크로RNA 최초전사체는 핵 내에서 드로셔-DGCR8 단백질 복합체에 의해서 1차적으로 절단된다.② 이렇게 생성된 ‘머리핀’ 모양의 마이크로RNA 전구체는 세포질로 방출된 후 다이서에 의해 2차적으로 절단된다.③ 그 결과 생성된 마이크로RNA 이중나선은 아고넛에 결합해서 그 중 한 가닥이 남아 복합체를 완성한다.④ 아고넛에 들어간 마이크로RNA는 mRNA에 결합해 mRNA를 분해함으로써, mRNA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다. 이러한 현상을 RNA간섭(RNA interference, RNAi)이라고 한다. [사진 및 설명=IBS]

마이크로RNA는 약 22개의 뉴클레오타이드(핵산을 이루는 단위체)로 구성된 짧은 RNA다.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메신저RNA(mRNA)와 결합·분해해 mRNA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다. 즉 유전자 발현과정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증식과 분화, 면역 반응, 노화와 질병 등 생명 현상의 모든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발현 조절자다.

사람의 몸에는 수백 종의 miRNA들이 존재하는데, miRNA는 그 재료물질인 기다란 miRNA 전구체가 두 번에 걸쳐 절단되면서 짧은 miRNA로 만들어진다. 먼저 세포핵 안에서 드로셔(DROSHA)라는 절단효소에 의해 잘라지고, 핵 밖으로 나가 세포질에서 다이서 단백질에 의해 한 번 더 짧게 잘라진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 두 절단효소 중 하나인 드로셔의 기능과 구성을 규명하고, 드로셔의 3차원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히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는 두 번째 절단효소인 다이서의 작동 원리를 규명함으로써 miRNA가 만들어지는 데 관여하는 두 가지 효소의 작동원리를 모두 알아낸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다이서가 드로셔에 의해 1차 절단된 miRNA 전구체의 끝부분을 인지하고, 그 말단으로부터 특정 거리를 자로 재듯 잘라 '수동적으로' miRNA를 만든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다이서가 1차 절단된 miRNA 전구체를 만나면 스스로 구조가 크게 변하면서 특정 염기서열이 있는 부분을 인지해 '능동적으로' 전구체를 절단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RNA를 이루는 네 가지 염기인 구아닌(Guanine), 우라실(Uracil), 사이토신(Cytosine), 아데닌(Adenine)이 무작위로 구성된 miRNA 전구체를 백만 종 넘게 합성하고, 대규모 병렬 분석법을 적용해 다이서가 전구체를 절단하는데 필요한 서열을 발견했다. 이렇게 발견한 서열을, 구성된 염기의 빈도를 반영해, 'GYM(짐) 서열’이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 연구결과를 RNA 치료기술에 적용한 결과 효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근 RNA 치료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RNA 간섭' 기술은 특정 유전정보를 가진 메신저RNA(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함으로써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억제하는데, 이 기술에 GYM 서열을 적용하자 RNA 간섭 효율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노성훈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인간 다이서가 miRNA 전구체를 자르는 순간을 극저온 전자현미경으로 포착했다. 다이서-miRNA 전구체의 3차원 구조를 높은 해상도로 관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더욱 효과적인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게 됐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일부 암 환자들에게서 다이서의 특정 부분에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 돌연변이가 생기면 miRNA 전구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miRNA 생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발견은 암 발병 기전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빛내리 단장은 “miRNA 생성과정을 이해하면 질병의 발병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RNA 간섭 효율을 높여 유전자 치료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연구의의를 전했다.

또한 다이서가 miRNA 전구체를 절단해 만들어진 miRNA가 이후에 작동하는 과정까지 밝혀 miRNA 생성 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마이크로RNA가 만들어지고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냈다. (왼쪽부터) 김빛내리 교수, 이영윤 연구원, 김해동 연구원, 노성훈 교수, 이한솔 박사후연구원. [사진=IBS]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마이크로RNA가 만들어지고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냈다. (왼쪽부터) 김빛내리 교수, 이영윤 연구원, 김해동 연구원, 노성훈 교수, 이한솔 박사후연구원. [사진=IBS]

◇논문명: 1. Sequence determinant of small RNA production by DICER (공동 제1저자 : 이영윤, 김해동. 교신저자: 김빛내리) 2. Structure of the human DICER-pre-miRNA complex in a dicing state (공동 제1저자: 이영윤, 이한솔, 김해동. 공동교신저자: 김빛내리, 노성훈)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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