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검찰이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야당 내부가 격랑에 휩싸였다. 대부분은 '부당한 영장'임을 강조하며 향후 국회로 넘어올 체포동의안의 부결을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이 대표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각각 배임죄·뇌물죄 등을 적용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수사를 통해 녹음파일, 각종 보고 문건, 이메일 등 객관적 증거와 이와 부합하는 사건 관계인들의 일치된 진술 등을 확보했다"며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영장청구 소식에 민주당 지도부는 격앙된 반응을 내보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원내 제1당의 당대표로서 도주,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고 성실하게 검찰 소환 수사해왔는데 대한민국 검찰은 스스로 자신들이 검사 독재정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결국 검찰 수사는 대장동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무력화하고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제1야당 대표의 정치생명을 끊기 위한 목적임이 명명백백하다"며 "이제부터 윤석열 검찰과의 전쟁이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최고위를 열고 구속영장·체포동의안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설마설마했지만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망신주기 수사에 이어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는 지경이 이르렀다"며 "당내 대다수가 부당한 탄압이라는 주장에 공감할 것이다. 체포동의안은 당연히 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탈표 발생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비명(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 내용을 보고 정하겠다는 이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며 "(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통과 이후 검찰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까지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검찰의 부당한 영장 청구'라는 목소리에는 공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에 대해 "부당한 검찰의 수사와 영장 청구에 대해 양심을 갖고 상식을 가진 우리 민주당 의원들이 어떤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당론(부결)이니 뭐니 굳이 그런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현재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구속 위기에 처하게 된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오후 2시께 검찰의 영장청구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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