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중국 시장보다는 북미에서 승부를 보겠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 목표가 새롭게 설정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며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인 대형 뷰티기업들이 세계 최대 뷰티시장으로 손꼽히는 북미 공략을 본격화하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한 7조1천858억원, 영업이익은 44.9% 감소한 7천111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뷰티 사업의 연간 매출은 3조2천118억원, 영업이익은 3천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7%, 64.7%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광군제 행사에서 '후' 브랜드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틱톡, 콰이쇼우 등과 같은 신규 온라인 플랫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으나, 중국 내 코로나가 재확산 되며 중국 현지와 면세점 등 주요 채널에서 두루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 4조4천950억원, 영업이익 2천7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23.7% 감소했다. 그룹 전체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4조1천6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중국의 소비 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으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유통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한 결과 국내에서는 온라인 채널의 매출이 증가했다.
두 회사 모두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 둔화를 경험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물류대란 등의 사태까지 겹치자 대안으로 북미 시장 공략을 빼들었다. 이들 기업은 몇년 전부터 북미시장 개척에 시동을 걸었는데 전문가 영입과 운영 시스템 강화에 나서며 더욱 힘을 싣는 모양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2019년 더 에이본의 전신인 뉴에이본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2021년에는 미국 하이앤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를 보유한 보인카와 2022년 'K뷰티 헤리티지' 화장품 브랜드 더크램샵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와 함께 진정한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를 목표로 LG생활건강은 후, 오휘, 빌리프 등 럭셔리 화장품과 닥터그루트, 페리오, 피지오겔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의 북미시장 공략을 전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와 아마존에서 전략, 마케팅, 제품관리 등 전사 차원의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한 문혜영 부사장을 영입하며 북미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 부사장은 CEO 직속의 미주사업총괄로서 이 브랜드들과 더불어 더 에이본(The Avon), 보인카(Boinca), 더크램샵(The Crème Shop) 등 현지 자회사까지 미주 전체 사업을 관장한다. 이를 통해 LG생활건강은 북미 지역의 사업 역량과 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현지 시장과 고객 특성에 맞는 브랜드와 사업 간의 시너지 확보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의 소비 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북미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성장을 거듭하며 전체 매출이 83% 증가했다. 미국의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하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했다.
유럽에서는 라네즈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며 전체 매출이 37% 늘었다. 4분기 실적만 놓고 볼 경우 북미 매출이 99%, 유럽 매출이 69%나 증가해 연간 성장률을 훨씬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미국 뷰티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중요도가 매우 높다"며 "그동안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을 분석하고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세운 전략을 실행에 옮기면서 지난해부터 북미 시장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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