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이스타항공이 2년여 만에 또다시 새주인을 맞았다. 당초 최대주주인 ㈜성정은 꾸준히 이스타항공 재기 의지를 보여 왔지만 AOC(항공운항증명) 발급 지연 등의 문제로 결국 자금 출혈의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은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됐다. VIG파트너스는 성정 보유 구주를 300억~400억원에 지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유상증자를 통해 1천100억원을 이스타항공에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성정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VIG파트너스와 이스타항공 보유 지분 100%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VIG파트너스는 이달 말까지 이스타항공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로써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 살리기'에 투입하는 비용은 총 1천5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의 대규모 신규 투자 등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신규 기체를 도입하고 서비스 재정비에 나서는 등 재도약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만 항공업계는 이스타항공의 AOC 발급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항공사는 AOC를 발급 받지 못하면 운항이 불가능해 수익을 낼 수 없다. 특히 매달 이스타항공에 발생하는 고정비는 약 50억원에 달하는 만큼 추가 자금 투입 부담도 따른다. 현재 유급휴가 중인 이스타항공 직원수는 약 500명 수준이다.
앞서 성정 역시 이스타항공 인수에 1천500억원 가량을 투입했음에도 AOC 발급이 지연되며 자금 출혈의 부담을 이기지 못해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오너일가가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일부를 매각하는 등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2021년 당시 일각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성정이 약 1천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AOC 발급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자본잠식 위기가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사모펀드의 대규모 투자로 재무구조 개선에는 한 걸음 나아갔지만 운영 정상화에 따르는 추가 투입 비용이나 LCC 업계의 분위기, 항공업황 등을 고려하면 재도약 시점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신규 운영자금 확보로 안정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는 만큼 AOC 발급 절차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의 AOC 발급을 두고 재무구조를 문제 삼아왔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항공운송사업자의 재무건전성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다"며 항공사업법령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린 바 있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