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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 효과?…'배터리 리사이클링' 연합전선 구축 속도


中 편중 배터리 소재 공급망 다변화 장점…대기업-전문업체 전략적 협력 확대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2차전지 관련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전문 업체와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연합전선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향후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등의 핵심 원자재 조달 국가 비중에 대한 규제를 하기로 하면서 일부 국가에 편중된 핵심 소재의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기업들의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협력 확대를 촉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내에 보관 중인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사진=김종성 기자]
제주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내에 보관 중인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사진=김종성 기자]

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업체 재영텍과 손잡고 내년 말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재영텍에 24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도 결정했다.

2016년 설립된 재영텍은 2차전지 업체가 쓰고 남은 리튬 폐기물(스크랩)이나 다 쓴 전지에서 망간·코발트·니켈의 순도는 유지하면서도 기존 기술보다 고순도의 리튬을 뽑아내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재영텍의 리튬의 회수율은 85%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LG화학은 앞서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북미 최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라이-사이클(Li-Cycle)'에 6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10년 동안 공급받기로 했다.

LG화학은 고려아연과도 배터리 리사이클링 동맹을 맺었다. LG화학과 고려아연의 계열사 켐코는 총 2천억원을 투자해 폐배터리와 폐기물 등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금속이 적용된 전구체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7월 미국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홀딩스(Igneo Holdings)'를 인수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이지웅 LG화학 M&A담당 상무, 이상협 LG화학 경영전략담당 상무, 박재호 재영텍 대표이사, 여영현 재영텍 부사장이 지난 20일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협력을 위한 지분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왼쪽부터) 이지웅 LG화학 M&A담당 상무, 이상협 LG화학 경영전략담당 상무, 박재호 재영텍 대표이사, 여영현 재영텍 부사장이 지난 20일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협력을 위한 지분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LG화학]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성일하이텍과 손잡고 내년 중 국내에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2025년 첫 상업공장을 건설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이 독자 개발한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과 성일하이텍이 보유한 니켈·코발트·망간 회수 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향후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공장 증설도 추진한다.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습식제련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 내 코발트·니켈·망간·구리·탄산리튬 등을 회수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삼성SDI(8.81%), 삼성물산(4.9%), 삼성벤처펀드(0.09%)가 2009년부터 선제적 지분투자를 하는 등 삼성그룹과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도 성일하이텍과 협업 중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8월 폴란드에 연산 7천 톤 규모의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PLSC'(Poland Legnica Sourcing Center)를 준공했는데, 성일하이텍이 공장의 설계, 설비 도입, 건축 등 EPC를 담당했고, 운영도 직접 한다.

폴란드 브젝돌니시에 위치한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PLSC(Poland Legnica Sourcing Center)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폴란드 브젝돌니시에 위치한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PLSC(Poland Legnica Sourcing Center)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그동안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은 친환경적 측면에서 부각돼 왔다. 특히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향후 발생하는 전기차 폐배터리는 유기용제 폭발성 물질과 산화리튬 등 유독물질이 함유돼 전 세계적으로 처리 방안이 문제로 떠올랐다.

아울러 최근 배터리 소재에 들어갈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원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이 신사업으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미국 IRA 시행 등 특정 국가의 원료 수입을 제한하는 법안이 등장하며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하나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국내 대기업과 전문업체 간의 전략적 협력이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5일 발표한 '2차전지 핵심 광물 8대 품목의 공급망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차전지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수입 의존도는 2차전지 생산국 중 한국이 5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일본(41%), 독일(14.6%) 순이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폐배터리 시장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4천억원에서 2025년 3조원 규모로 연평균 4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는 연평균 26%의 성장세를 보이며 2040년에는 87조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과 전기차 판매량을 감안하면, 2030년부터는 전기차에서 나오는 폐배터리가 연간 10만 개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IRA, 유럽의 핵심원자재법(RMA) 등 각국의 정책들이 시사하는 바는 탈중국화와 현지 제조"라며 "리사이클링은 현지에서 원재료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시장의 성장성은 2차전지 시장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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