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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5 시대 오매불망"…한숨 짓는 삼성·SK, 인텔 천수답 신세


인텔 서버용 CPU 신제품 내년 1월 양산 기대…'메모리 한파' 속 D램 세대교체 수요 노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불황에 빠진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인텔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이 나오면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고부가가치 메모리 판매량이 증가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돼서다.

삼성전자 DDR5 D램 영상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DDR5 D램 영상 [사진=삼성전자 ]

14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내년 1월 중순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인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해부터 양산 시점을 저울질했으나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수요가 둔화하면서 출시 일정을 여러 차례 미뤘다.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는 현재 인텔의 서버용 CPU 중 유일하게 고부가가치 D램인 'DDR5(Double Data Rate 5)'를 지원하는 프로세서다. 차세대 D램으로 불리는 DDR5는 현재 범용으로 쓰이는 DDR4 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은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0~30% 비싸 수익성도 높다.

인텔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AMD는 지난 11월 DDR5 D램을 지원하는 '4세대 AMD 에픽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서버용 CPU 시장은 인텔이 장악해왔던 시장이지만, 인텔의 늦장으로 최근 AMD가 수혜를 입는 모양새다. 특히 x86기반 서버 CPU 시장에서 AMD는 작년 3분기 처음 분기 점유율 10%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연간 10% 이상, 내년 2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AMD에 이어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는 서버 업체들이 미뤄뒀던 투자를 재개할 수 있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며 "고성능 CPU는 고용량 메모리에 대한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이는 DDR5 채용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센터는 운영 특성상 24시간 내내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높다"며 "이전 모델 보다 전력 소모가 덜하면서 속도가 빠르다는 DDR5의 장점은 IT 업체들의 수요를 자극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샘플 출하한 24Gb DDR5 D램과 96GB, 48GB D램 모듈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샘플 출하한 24Gb DDR5 D램과 96GB, 48GB D램 모듈 [사진=SK하이닉스 ]

업계에선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서버를 쓰는 빅테크들이 운영·관리 비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향후 DDR5가 탑재된 AMD나 인텔의 신제품 채용에 적극 나설 것으로 봤다. 또 시장 수요 증가로 DDR5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도 내년 하반기부터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봤다. 서버용 칩을 생산하는 양사는 일찌감치 DDR5 D램 개발을 완료한 뒤 서버용 CPU 양산만을 기다려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올 3분기 실적발표회 당시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증설도 확대되고 신규 CPU를 위한 DDR5 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담당 역시 "DDR5는 서버의 경우 내년 연간 20% 이상 비중을 차지하면서 내년 말로 가면 30% 이상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이에 따라 전체 D램 출하량에서 DDR5가 차지하는 비중도 내년부터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DR5 비중은 올해 4분기 4%에서 내년 4분기 21%로 5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DDR5로의 D램 세대 전환 시점이 시장에서 예측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저점 시기와 겹친다는 점에서 최악 수준의 수요 둔화 상황을 만회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시장의 반등이 더디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서버 시장이 소폭이나마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기대하는 눈치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23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시장의 내년 매출 규모가 5천960억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3.5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산업, 통신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 시장은 단기적으로 소비심리와 지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CPU 출시 지연으로 (DDR5) 도입 시기가 늦어졌으나 그만큼 관련 생태계의 준비가 갖춰지고 고객의 대기수요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황으로 인해 가격 부담도 낮아지고 있어 내년 서버 고객의 DDR5 전환 확대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는 실적 부진과 수요 둔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서버용 시장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다만 경기 불황과 주요 IT 기업들이 내년도 경영계획에서 보수적인 투자 집행과 재고 조정에 나설 것이란 점에서 DDR5를 통한 반등은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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