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포인트(p) 상승하면 가계소비가 평균 0.3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많은 저소득 가구는 같은 기준에서 소비가 0.47% 감소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 특성별 미시자료를 이용한 소비 제약 분석'에 따르면, 갚아야 할 빚이 증가하면 소비도 따라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부채를 보유한 저소득층의 충격은 더 컸다. 고소득층은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해도 소비를 재량적으로 줄여 충격을 상쇄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은 소득이 낮아 이를 상쇄할 여력이 낮기 때문이다.
DSR이란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의 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연간 총부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특히 많은 부채를 보유한 저소득층이 소비제약을 크게 받았다. 부채가 많은 저소득 가구는 DSR이 1% 상승할 때 소비가 0.47% 감소했다. 중소득 가구도 소비가 0.46% 감소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저소득가구가 받는 충격이 더 크다.
오태희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일반적으로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재량적 소비 비중이 높아 소비조정을 통해 충격을 상쇄할 여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부채-저소득' 가구와 '고부채-중소득' 가구의 소비충격 정도가 상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일한 수준의 원리금을 상환해도 중소득 가구는 재량적 소비를 통해 충격을 흡수하는 반면, 저소득 가구는 필수 소비부터 줄여야 하기에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고부채-저소득 가구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부채소득비율(DI)이 높을수록 소비감소 폭이 컸다. DI가 200% 이상인 경우 소비감소폭이 크게 나타났고, DI가 200% 미만인 경우 소비가 증가했다. 만일 DI가 200% 이상인 차주의 DI가 10%p 증가하면 소비가 0.31% 감소했다. 반대로 DI가 200% 미만인 차주는 소비가 최대 0.31% 증가했다.
이에 한은은 이러한 가구별 차이를 감안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 과장은 "가계의 금융 부담이 가중될 경우 취약계층의 소비는 필수적 소비를 중심으로, 중산층 이상은 재량적 소비를 중심으로 둔화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가구별 차이를 감안해 정책을 설계할 때 정책 효과가 재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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