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지난 3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추진을 공식화한 지 21일 만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실시가 본격화됐다. 민주당은 24일 정부·여당에 맞선 거야(巨野) 투쟁의 승리임을 강조하며 국정조사를 통한 대정부 강공을 예고했다. 또한 민주당은 이날 여당을 배제한 채 예산 처리를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야권의 위력을 과시했다.
민주당은 24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를 통과시킨 뒤 '국정조사 서명운동 보고대회'를 열고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의지를 다졌다. 민주당은 지난 11일부터 국정조사, 특검 추진을 위한 전국적인 서명운동을 열고 지난 23일까지 온·오프라인을 합쳐 124만 6천여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이재명 대표는 "짧은 시간에 많은 국민이 국정조사와 특검을 위해 참여해주셨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추궁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국민의 70%가 찬성하고 181명의 의원이 요구한 국정조사를 여당도 끝내 거부하지 못했다"며 "정부와 여당은 어렵게 마련된 장을 물타기, 시간 끌기, 증인 엄호와 책임 은폐로 일관해선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여야는 지난 23일 국정조사 실시에 공식 합의했다. 여당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대통령실 일부·행정안전부·서울시 등의 조사를 허락해야 했으며, 특위 위원장도 민주당 소속인 우상호 의원에게 내줘야 했다. 일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의원들과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당에 다소 불리한 합의 결과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당은 '예산심사 우선'을 주장하며 야권을 상대로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라는 조건을 얻어냈다. 그러나 민주당은 24일 국토교통위원회(7조 7천여억원 증액)와 정무위 예산소위(49억원 감액)를 통해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며 여권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예산처리 후 국정조사에 합의했지만, 정부·여당 뜻대로 다 해준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산심사 마무리 단계까지 민주당이 국민께 약속한 민생예산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의 반대로 새 정부의 주요 정책이 좌초되는 걸 묵과할 순 없다"며 "내년 예산안 사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해 예산안을 결정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지난 17일부터 예산안 조정소위를 열고 각 상임위에서 통과된 예산안의 최종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새해 예산안의 법정 최종 통과 시한은 내달 2일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내년 예산안은 여야 의원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한쪽의 일방적인 우세가 계속되기보다는 서로가 원하는 예산 확보를 위해 치열한 수 싸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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