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 정부가 유럽, 일본 등 동맹국에 미국과 같은 수준의 첨단 반도체 대(對)중국 수출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한국과 대만까지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2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이같은 요구를 받고 정부 내에서 협의안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수위를 보면서 유럽연합(EU), 한국의 동향도 주시하고 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달 7일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18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등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이같은 조치를 동맹국에도 지속 요구하고 있다.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네덜란드, 일본 등 동맹국 대상으로 중국의 반도체 등 기술 산업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수출을 통제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와 중국의 위협 관련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반도체 업계에선 수출 제한으로 미국 기업만 매출 손실 등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다른 나라에도 같은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도 다른 나라까지 수출 규제에 동참하면 중국을 반도체 시장에서 고립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미 중국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는 미국인 기술자의 귀국이 시작됐다"며 "일본 반도체 산업에도 미중 갈등의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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