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를 비롯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였다. KBO리그에서 467홈런을 쳤고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지바 롯데 마린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릭스 버펄로스를 거치며 159홈런을 더했다.
그는 선수 은퇴 후 코치 경력 없이 바로 두산 11대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두산 구단은 14일 이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원 조건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선수 시절 기록만 놓고 보면 '이승엽호'로 닻을 바꿔단 두산은 공격 지향적인 팀으로 2023시즌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신임 감독은 이날 구단을 통한 첫 인사에서 "화려함보단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한 야구를 펼치겠다"고 했다.
이 신임 감독 언급만 놓고보면 한 방을 앞세우고 장타력에 초점을 맞추는 야구인 '빅볼'은 아니다. 세밀한 야구와 작전 등을 바탕으로 한 '소몰볼'에 일단 방점이 찍힌 셈.
'이승엽'호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건 아니지만 주변에서는 코치 경험 없이 바로 지휘봉을 잡은 이 신임 감독과 두산 구단 선택에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두산의 파격적인 결정은 KBO리그에선 처음은 아니다.
2017년 넥센 히어로즈는 당시 염경엽 전 감독 후임으로 팀 1군 매니저와 운영팀장을 오랜 기간 맡은 장정석 현 KIA 타이거즈 단장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 신임 감독의 친정팀 삼성도 2020년 전력분석원으로 오랜기간 몸담았던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을 당시 신임 사령탑으로 앉혔다. 허 감독의 경우 올 시즌 박진만 감독대행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팀을 떠났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는 등 리빌딩을 거쳐 성적을 냈다는 평가는 받는다.
장 단장도 히어로즈 감독 부임 첫해를 제외하고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2019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KBO리그가 아닌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에서도 선수 은퇴 후 코치를 건너 뛰고 바로 감독이 된 사례가 더 있다. 남자프로농구에서는 현주엽 전 감독이 대표적이다.
현 전 감독은 2017년 LG 세이커스 사령탑에 올랐고 3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 시즌 10개 팀 중 9위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을 냈으나 두 번째 시즌에는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남자프로배구의 경우는 김세진 현 KBS N 스포츠 배구해설위원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꼽힌다. 김 전 감독은 배구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 2013-14시즌 V리그 남자부 7번째 팀으로 창단한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 지휘봉을 잡았다.
김 전 감독은 2014-15, 2015-16시즌 2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 감독은 지금까지도 파격 선임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그는 2014-15시즌 종료 후 선수 은퇴했고 곧바로 소속팀 감독을 맡았다. 2015-16시즌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2016-17, 2018-19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고 오는 22일 개막하는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에서도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고 있다. 최 감독은 이 신임 감독과 같은 1976년생이다.
이 신임 감독의 공식 취임식은 오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예정됐다. 올 시즌 9위 그쳐 2014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한 두산 선수단은 하루 전인 17일부터 마무리 훈련에 들어간다.
'이승엽호'의 첫 코칭스태프 조각은 김한수 전 삼성 감독이 됐다. 김 전 감독은 두산의 새로운 수석코치로 합류하게 됐다. 그는 이 신임 감독보다 한 해 이른 1994년 삼성에 선수로 입단했다.
이 신임 감독의 삼성의 1루를 책임질 당시 김 전 감독은 3루를 지켰다. 김 전 감독은 은퇴 후 삼성 코치를 거쳐 지휘봉을 잡았고 이 신임 감독이 2017년 은퇴투어 당시 삼성 사령탑을 지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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