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SK이노베이션이 SK 울산 콤플렉스(이하 울산CLX)에 오는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한다. 넷제로(Net Zero) 달성을 앞당기고 미래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나선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11일 울산CLX의 순환경제 구축과 친환경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각각 1조7천억원과 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 분야는 크게 ▲순환경제 구축(1조7천억원)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제품 확대(3조원) 등이다. 당장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석유제품을 대체할 제품이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제품을 재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드는 '세계 최대 도시 유전 기업'이라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CLX 내 21만5천㎡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 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 열분해 등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갖춘 만큼 이곳에선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복합소재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
탄소에서 그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 전환 및 신·증설에도 투자한다. 먼저 SK 울산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SHE(안전·보건·환경) 투자를 진행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처리시설 신설, 환경경영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구조 변화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투자할 계획이다. 사측은 기후변화로 에너지전환이 진행되면 휘발유, 경유 등 육상 수송용 연료는 감소하고, 친환경 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SAF)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는 시기를 대비해 SK 울산CLX는 석유제품 생산공정의 화학제품 생산공정으로의 전환, 친환경 항공유(SAF) 생산을 위한 공정 신설 등을 고려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SK 울산CLX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사업, 넥슬렌 공장 증설 등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SK지오센트릭이 개발한 넥슬렌과 같은 고기능성 화학제품은 일반 화학제품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유재영 울산CLX 총괄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중심의 공정개선, 연료전환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감축과 관련된 신기술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소재&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3월 SK 울산CLX를 찾아 "에너지는 석유 중심에서 탈탄소, 즉 전기로 바뀔 것"이라며 "석유 중심의 에너지 네트워크를 잘 구축한 울산CLX는 계속해서 대한민국 에너지 심장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울산CLX는 전기, 수소, ESS 등 탈탄소 기반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충분한 역량이 있고 앞으로 많은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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