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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문제로 황혼이혼 고민…역대 최고령 부부, 촬영 중단까지 ('결혼지옥')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결혼지옥'에 최초로 '외도' 문제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 오은영 박사에게 상담을 요청한 역대 최고령 부부는 47년이라는 세월 동안 서로에게 의지하며 세 자녀를 번듯하게 키워내고 부족함 없는 황혼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두 사람에게는 오랜 세월 말하지 못한 속사정이 있었으니 바로 과거 남편의 '외도' 문제였다. 20여 년이 흘렀지만, 이 외도 이야기만 나오면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고. 두 사람은 며느리, 사위, 심지어 손주들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갈등으로 황혼이혼까지 생각한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은영 박사는 설문조사 결과 기혼자의 32.6%가 외도 경험이 있다고 답할 만큼 생각보다 많은 부부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사례도 진지하게 다뤄 보기로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여든을 바라보고 있는 남편은 설거지, 분리수거까지 척척 해내는 살림꾼에 테니스 동호회에서 체력과 유머를 뽐내는 일명 '인싸' 어르신이다. 그런데 이런 남편이 아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기만 한다. 평범한 일상 중에도 별안간 시작되는 아내의 고정 레퍼토리, 바로 남편의 과거 외도 이야기가 그 이유였다. 실제로 공개된 관찰 영상에서 아내는 다정하게 과일을 먹다가도, 함께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남편의 지난 외도 사실을 끄집어내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심지어 아내는 남편에게 걸려 온 전화를 수상해 하며 남편 몰래 휴대폰을 뒤져보는 등 여전히 남편을 의심하고 있었다. 영상을 지켜보던 남편은 아내에게 당시 죽을죄를 지었다며 사과했는데도 수십 년째 반복되는 추궁과 불신에 집이 감옥같이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오은영 리포트' 제작발표회 이미지.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제작발표회 이미지. [사진=MBC]

"오래전 일이 아직도 어제 일같이 생생하게 느껴지냐"는 오은영 박사의 질문에 아내는 남편의 외도가 40대, 50대에 두 차례나 있었다며 자신의 한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외도 기간 동안 생활비는커녕 아이들에게도 무관심했던 남편 때문에 가정 경제와 양육을 홀로 책임져 온 수십 년의 세월이 지금에 와서도 억울하다는 것. 그리고 남편의 생각과는 달리 자신은 여전히 제대로 사과 받지 못했다고 강하게 항변했다. 실제로 남편은 제작진과의 인터뷰 중에 지난 외도 사실을 반성하면서도 외도 상대를 두둔하며 "걔도 불쌍한 애야"라고 말해 지켜보던 MC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는데.

두 사람의 갈등은 밤이 깊어도 멈추지 않았다. 아내는 외도 기간이 1년 남짓이라는 남편의 주장을 결코 믿으려 하지 않았다.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은 기간에는 외도 상대와 관계가 유지된 것 아니냐며 당신의 외도 기간은 7~8년이라고 팽팽히 맞선 것. 아내가 "솔직히 시인하라"며 계속 추궁하자 남편 역시 폭발하고 말았다. "너는 나한테 죄가 없냐"며 결혼 전 아내로부터 상처 받았던 이야기를 시작한 것. 사귀던 중 갑작스러운 임신에도 경제적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남편이 결혼식을 미루자 이를 오해한 아내가 혼인빙자간음죄로 남편을 구치소에 보냈던 것.

혼자 속으로 앓고 있던 상처를 언급하며 화를 참지 못한 남편은 제작진에게 카메라 철수를 요구하며 집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제작진의 설득에도 "해결되지 못할 만년 전쟁"이라며 촬영을 거부하는 남편의 모습에 MC들과 오은영 박사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긴 시간 두 사람 모두의 이야기를 집중해 듣던 오은영 박사는 어떤 경우에도 남편의 외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배우자의 외도를 겪은 당사자는 인두로 낙인을 찍듯이 마음에 큰 상처가 남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그날과 유사한 장면을 마주하면 마치 어제 있었던 일처럼 생생하게 고통을 느낀다는 것. 따라서 과거 이야기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단 아내가 입은 치명상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아내가 매번 언급하는 생활비 문제 역시 단순한 '돈'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내에게 있어 생활비는 금전적인 문제가 아닌 남편의 사랑과 관심의 척도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것. 남편이 이를 이해하는 것이 갈등 해결의 키포인트라고 설명했다.

7시간의 상담 끝에 오은영 박사는 제대로 된 대화를 위해 처음에는 두 사람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과 무관하게 "제가 직접 두 사람의 중재자가 되어 대화를 돕겠다"고 제안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함께한 세월만큼 깊어진 두 사람의 상처를 보듬으려는 오은영 박사의 진심에 MC들은 물론 제작진까지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결혼지옥'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30분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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