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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사용구 교체, 선택 아닌 필수?…변화 바람 맞이할까


스타 사용구 쓰는 곳은 V리그 유일…커지는 사용구 교체 목소리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한국 남녀배구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V리그 사용구 교체 목소리가 커지고있다.

국제 배구 흐름에 맞는 시스템 도입도 중요하지만 사용구 교체 역시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V리그 공식 사용구가 교체될까?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V리그 공식 사용구가 교체될까?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현재 V리그는 스타스포츠에서 제작한 '그랜드 챔피언'을 공식 사용구로 쓰고 있다. 스타스포츠는 미카사, 몰텐 등과 함께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공인받은 배구공을 생산하는 업체로 한국배구연맹(KOVO)은 V리그 공식 사용구로 스타스포츠 제품을 사용 중이다.

사용구 교체 문제는 국제대회와 연관이 깊다. FIVB 주관 국제대회에서는 미카사가 사용구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리그는 미카사를 쓰고 있어 공 적응에 따로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스타스포츠를 사용구로 쓰는 곳은 V리그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제무대에 나서면 소집 기간 동안 공 적응에만 적잖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남자배구 대표팀의 경우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0년이 넘게 올림픽 무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여자 대표팀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과시했지만 더 나은 성적, 경기력을 위해 사용구 교체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한선수(대한항공), 박철우, 신영석(이상 한국전력), 문성민(현대캐피탈) 등 V리그 베테랑 선수도 공 적응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며 사용구 교체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한선수는 "국제대회 성적을 위해서는 여러 부분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공일 제일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경우 유소년 시절부터 미카사에 적응한다. 이런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면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라며 "국제대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고자 한다면 사용구 교체는 필수다"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놨다. 문성민은 "대표팀에 소집되면 한 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훈련하고 대회에 나서는데 많은 시간이 공 적응에 소모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철우와 신영석은 KOVO와 스타스포츠의 후원 관계 등의 문제로 단시간에 사용구를 바꾸기란 어렵다는 점을 공감하면서도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는 한 시즌만이라도 공을 바꿔 치러보는 방안이 논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선수들이 느끼는 공의 가장 큰 차이는 반발력과 미끄러움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경기력에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8강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세터로 나선 한선수의 경기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지난 7월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8강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세터로 나선 한선수의 경기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세터인 한선수는 "공 적응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포지션은 리시브하는 선수들이다. V리그에서 하던 대로 하면 공이 평소와 다른 곳으로 향하거나 범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을 연결하는 과정에서도 공이 미끄러워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 어렵다. 정교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KOVO 역시 사용구 교체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V리그 출범 때부터 사용된 공을 바꾸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기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스타스포츠도 선수들의 요구를 반영, 기술력을 동원해 미카사와 최대한 비슷하게 제작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미카사 같은 공을 만들 기술력이 없는 게 아니라 특허 등의 문제로 유사한 수준으로만 만들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따른다

사용구 교체로 인한 후원, 수익 구조에 대한 변화 역시 검토 대상 중 하나다. 아울러 초중고 아마추어 배구 무대에서도 미카사를 사용하기 위해선 대한민국배구협회의 협조도 필요하다. V리그만 바꾸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다만 사용구 교체를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한 지도자는 공의 차이로 인한 승패 여부는 비슷한 팀들 간의 맞대결에서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지만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용구와 관련해 배구계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은 교체의 필요성에 고개를 끄덕였다.

미세한 차이라고 하더라도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다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사용구 교체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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