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에 소상공인들이 대비할 수 있는 풍수해보험이 있지만, 가입률은 3년째 한자릿수로 저조한 수준이다. 절반 이상 보험료 지원 혜택에도 소상공인들이 외면하면서 정부가 실질적 가입률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7.1%(4만3천441건)로 나타났다. 현재 소상공인 풍수해보험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 등 6개 보험사가 취급하고 있다.
가입률은 지난 2020년 1.0%(1만3천917건), 지난해 4.7%(2만8천655건)와 비교해 소폭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소상공인들이 풍수해보험 가입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풍수해보험은 행정안전부가 관장하고 6개 민간 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이다. 주택·온실 등 시설 대상으로 태풍·홍수·강풍·풍랑·대설·지진 발생시 재산상 손해를 보상한다.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면서 풍수해보험 가입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는 70~92%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해 가입자의 실제 부담액은 줄어들게 된다. 올해 4월부터는 일부 저소득층 대상으로 보험료 전액도 지원되고 있다.
가입자는 연간 4만원 이하의 보험료를 납부해 최대 1억5천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주택은 7천200만원, 공장을 소유할 경우 1억5천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받게 된다.
지난 2020년부터 전국 단위로 확대 시행됐지만 여전히 가입률은 7%대에 그친다. 광역시도별 가입률을 보면 제주 53.7%, 충남 36.7% 순으로 가장 높았다. 세종과 서울은 각각 0.8%, 0.9%로 가장 낮았다.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홍보가 부족한 점이 꼽힌다. 최 의원은 "삼성화재와 KB손보, 현대해상 등이 지난 4년간 가입 촉진을 위한 이벤트나 홍보를 자체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정부는 물론이고 보험사들도 적극적인 홍보와 전향적인 태도로 보험 가입을 독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업계에서는 홍보 부족인 점에 공감하면서도 정책상품 특성상 적극적인 가입 독려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요구를 반영한 전방위적 홍보 활동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정부가 그동안 홍보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소상공인 단체와 협의를 통한 홍보 활동이 선행돼야 완벽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험사의 경우 정책보험 운용을 보조하면서 가입 과정 등에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이용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다이렉트(CM) 채널에서 가입이 가능토록 했다. 지난 2018년 현대해상이 업계 처음으로 인터넷과 모바일로 가입 가능한 '온라인 풍수해보험'을 내놓은 이후, 다른 취급 보험사도 잇달아 선보였다.
보험업계에서는 풍수해보험의 지원 방안 확대에도 1년 단위 소멸성 보험이란 점이 가입을 주저하게 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풍수해 피해 지역이 아닌 곳에서 가입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민간 기업과 제휴해 보험료 전액 지원을 하는 등 가입률 제고에 나서고 있다"면서 "보장범위를 확대할 경우 정부의 예산 부담과 보험료 인상 등 수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