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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트럭에서 말까지, 뒤숭숭했던 판교의 8월


마케팅비 쏟은 대형 신작?...'승자의 저주' 주의해야

[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지난 29일 우리나라 첨단 IT기업이 밀집한 판교에 중세 시대에서나 볼 듯한, 말 그대로 말이 끄는 '마차'가 등장했다. 육성 레이싱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국내 이용자들이 일본 서버와의 차별을 지적하며 마차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날 시위는 게임사 측의 소통에 대한 불만이 흘러나오면서 발생했다. 일본 서버와 비교할 때 한국 서버에서 주요 이벤트인 챔피언스 미팅 '타우러스'배 공지의 사전 안내가 늦거나 '쥬얼' 등 보상 지급 일정 등이 미흡했다는 비판이다.

근처 엔씨소프트 건물 앞에서도 약 한 달째 트럭 시위가 벌어졌다. 엔씨소프트가 유튜버 프로모션을 집행하지 않는다고 했던 '리니지2M'에서 관련 방송을 하는 유튜버에게 광고비를 지급해 온 사실이 공개되면서다. 게임사가 특정 이용자에게 광고비를 지급하는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과금 유도와 함께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해명에도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와 엔씨소프트 측 모두 직후 사과를 전했지만 이용자들의 분노와 불만은 가라앉지 않은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긴급 공지를 통해 긴급 공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고, 엔씨소프트에서는 리니지2M 개발을 총괄한 백승욱 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직접 인터넷 방송에 등장해 사과와 해명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요구했던 시위를 막긴 어려웠다.

지난해 업계를 뒤흔든 확률적 아이템 사태로 집단행동 경험이 쌓인 이용자들에게 트럭 시위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번 마차 시위에서 시위 모금 950만원이 모이는 데 걸린 시간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눈길을 끌기 위해 시위는 더욱 과감한 방식으로 진화한다.

게임사에게도 운영 리스크는 '승자의 저주'로 돌아올 수 있다. 신작 경쟁 속 많은 마케팅 비용을 들여 매출 1위 등 초기 흥행 성과를 내더라도 뒷심이 빠진 운영 미숙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는 반대로, 게임에서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주고 선제적 소통에 나섬으로써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온라인 게임은 일종의 커뮤니티 서비스다. '웹3.0', 탈중앙화 등 최근 게임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도 이용자와 참여자의 개입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게임성과 마케팅 능력만큼, 게이머들의 커뮤니티로서 여론을 관리해나가는 운영 능력은 점점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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