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행보 '통합' 의지…文 "지지그룹 99% 같다"
친명·비명 극복이 과제…"탕평 인사 고려" 전망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첫날 지도부와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임기 첫 행보로 문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은 당내 친명·비명 갈등을 불식시키려는 통합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당내 혁신과 통합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갈색 상의에 회색 바지 차림으로 이 대표 일행을 맞이했다.
이날 사저 입구에 모여든 지지자들이 환호를 보내자, 두 사람은 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웃어 보였다.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등 일행이 사저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문재인, 이재명'을 번갈아 환호했다.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사저에서 1시간여 정도의 환담을 가졌다. 이 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축하한다는 덕담을 해주셨고 앞으로 민주당이 갈 길에 대한 조언도 해주셨다"고 밝혔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것을 축하했으며, 정부 여당이 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혁신·통합하는 모습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는 정당이 되기를 바라는 말씀을 전했다고 환담 내용을 소개했다.
박 대변인은 당내 갈등 문제와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이) 자신과 이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먼저 말씀하셨고, 이 대표도 지지 그룹이 같다고 답했다"며 "99% 지지그룹이 같은데도 1% 정도의 앙금이 있는 것 같은데, 정치는 그 1%도 품고 가야한다는 말씀을 (문 전 대통령이)하셨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이재명의 '명'과 문재인의 '문'을 딴 '명문정당'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날(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종합 득표율 77.77%(대의원 72.03%, 권리당원 78.22%, 국민 여론조사 82.26%, 일반당원 여론조사 86.25%)의 득표율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그러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간 갈등이 노출된 만큼 이를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았다.
그는 당대표직 수락연설에서 "실력에 따라 인재를 쓰고 역할을 부여하겠다. 역량 있고,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는 누구나, 민주당의 확고한 공천 시스템에 따라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비명계의 공천 학살 우려를 일축했다. 향후 지명직 최고위원 선발에서 호남이나 기타 지역에 기반을 둔 최고위원 선발을 고려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최고위원·당직 등에서 탕평 인사를 실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특정 계파에 구애받지 않는 신진 인사들이 고려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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