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ESG 경영’과 같은 기술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 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고금리 등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시장불안 요인은 기업들의 R&D활동을 예상보다 크게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96.4%가 코로나19로 보편화되고 있는 재택근무 등 비대면 근무 형태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대면 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 10개사 중 8개사는 전체 연구원의 20% 이하 수준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70.8%가 비효율적이라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상유지 또는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이 10개사 중 7개사에 이르는 만큼, 새로운 근무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비대면 근무 형태에 대해 생산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해법을 찾고 R&D활동에 정착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구자균)는 환경변화에 따른 기업의 R&D 활동 현황을 파악하고 맞춤형 정책 등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한‘2022년 상반기 기업 R&D 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동향조사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기업부설연구소 보유 제조업 476개사를 대상으로 대면조사 방법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의 42.2%는 새로운 R&D 과제를 진행한 반면, 23.9%는 중도 포기한 R&D과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R&D활동도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R&D 과제를 진행한 기업들의 주요 연구목적으로는 코로나19 대응(32.3%), ESG경영(31.9%), 디지털 전환(28.1%) 순으로 나타나 기업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기 극복과 변화되는 환경 적응을 위해 신산업에 대한 기술혁신 활동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거나,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특성상 탄소 배출량이 많고,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기술혁신이 핵심적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중도 포기한 R&D과제가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78.8%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변한 반면 신규 R&D과제를 진행한 기업 중 생명과학, 식품 분야 기업의 절반 이상은 코로나19를 신규 과제의 주요 요인으로 응답해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부상하는 의료·바이오 산업 분야의 신제품 개발에 적극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기업의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지원정책에 대한 기업의 활용도와 당장 필요로 하는 선호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정책의 활용도에서는 R&D 세액감면 73.8%, 정부 R&D 과제 51.7%, 인력지원 35.9% 등의 순으로 나타나 R&D 세액감면의 활용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공혁신조달의 활용도(9.1%)는 아주 낮게 나타났으나 선호도(81.9점)는 상당히 높게 나타나 기업들이 공공혁신조달을 중요한 정부 R&D 지원제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코로나19 등으로 초기 판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NET(신기술인증)·NEP(신제품인증) 등 기술혁신과 판로확보를 통해 생산과 기술혁신을 제고하도록 지원하는 공공혁신조달 방식의 지원제도를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 기술혁신 활동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며 “40년 동안 유지돼 돼 왔던 연구원의 기업연구소 내 근무 의무를 감염병 예방 또는 효율적 연구수행을 위해 필요하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수행이 가능하도록 연구소 외 근무를 허용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좋은 예”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