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지난해 12월 한국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적정성 결정'이 채택된 가운데 영국에서 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도 조만간 영국 시민의 개인정보를 이전해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특히 EU와의 적정성 심사에서는 금융정보가 제외됐지만 영국과의 합의 내용에는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과 줄리아 로페즈(Julia Lopez)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 장관은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공동으로 '한-영 개인정보보호 적정성 결정 채택 합의'를 발표했다.
적정성 결정은 다른 국가의 개인정보보호법이 자국과 동등한 수준인지 평가‧인증하는 제도다. 이번 영국 적정성 결정 추진은 지난해 EU에 이은 후속 조치로, 최종 발효되면 한국기업이 영국 내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기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내로 이전할 수 있게 된다.
이날 양국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한국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으로부터 적정성 결정을 받는 최초의 국가"라며 "양국 간 자유로운 정보 흐름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결정으로 13억 파운드(한화 약 2조 원) 규모의 양국 간 무역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영국과의 적정성 결정 합의에는 금융정보 이전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EU는 신용정보 감독기구로서 한국 금융위원회의 위상이 부족하다고 판단, 적정성 심사에서 개인 신용정보는 제외한 바 있다. 금융위가 산업 진흥과 감독을 함께 맡고 있어 EU가 요구하는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변정수 개인정보위 국제협력담당관은 "영국은 협의 과정 초기부터 폭넓은 데이터 활용과 이전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영국 측의 긍정적인 반응과 금융위 역할에 대한 적극 소명 등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해 8월 한국과 미국, 호주, 싱가포르, 콜롬비아, 두바이국제금융센터 등 6개국·기관을 적정성 결정 우선 추진 대상국으로 공식 발표했다. 개인정보위와 영국 DCMS는 총 18회의 실무회의를 거쳐 적정성 결정 채택을 위한 양국 간 협의를 마무리했다.
영국 정부는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올해 안으로 한국에 대한 적정성 결정을 채택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신속한 발효를 전망하고 있다. 향후 브라질, 일본 등과도 적정성 결정 관련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윤종인 위원장은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더욱 확대함으로써 한국의 개인정보 분야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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