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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별사] 운동회 나간 딸 보는 느낌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엔딩이 있는 육성 시뮬레이션…나만의 우마무스메를 키우는 재미

'겜별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게임들이 쏟아져 무엇을 플레이해야 할지 모를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리뷰 코너입니다. 새로 출시됐거나 추천할 가치가 있는 게임들을 가감없이 감별해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사진=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사진=카카오게임즈]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칼군무로 유명한 K팝 아이돌과 달리 일본은 처음부터 완벽한 아이돌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포텐셜은 있지만 어수룩한 아이돌이 점차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함께 응원하고 감정을 이입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성장형 아이돌인 셈이다.

서두에 아이돌 얘기를 꺼낸 건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20일 정식 출시한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이하 우마무스메)' 때문이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유명 경주마들을 미소녀로 모에화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정식 서비스 이후 반응을 살펴보니 여러 지표상 국내에서도 초반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궁금했다. 대체 어떤 식으로 게임을 기획했기에 미소녀와 경주마의 이색 조합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답을 알고 싶었다. 직접 플레이해보니 알 것도 같았다. 성장형 아이돌에 열광하는 '팬심'을 그대로 게임에 접목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마무스메는 그동안 출시된 최신 게임들과는 성격이 달랐다. 오히려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프린세스메이커', '두근두근 메모리얼'과 같은 육성·연애 시뮬레이션과 닮아 있다. 나름의 '엔딩'이 있다는 점에서 여타 모바일 게임과는 차별화를 꾀했다고 할 수 있다.

이용자는 매니저가 되어 자신만의 우마무스메를 3년 뒤 열리는 최대 규모 대회 '우라 파이널스'를 목표로 육성해야 한다. 스피드, 스태미나, 파워, 근성, 지능 등의 스탯을 올릴 수 있는데, 이때마다 체력이 깎이는 만큼 적절히 휴식을 취해 컨디션 관리를 해줘야 한다. 턴 단위로 시간이 흐르며 틈틈히 소규모 대회가 열리는 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

이용자는 이 과정에서 우마무스메와 지속해서 교감을 나누게 되며 종국에는 진짜 '딸'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운동회에 참가한 딸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아빠의 마음을 대리 체험할 수 있을 정도다. 우마무스메를 우리말로 직역하면 '말딸'인데 이 표현이 이 게임의 핵심 아이덴티티인 셈이다.

일단 우마무스메가 단순한 게임 캐릭터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 이용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된다. '말딸'의 다음 스토리를 해금하기 위해 혹은 다른 우마무스메들과의 승부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든다. 마치 좋아하는 아이돌을 위해 덕질하는 팬의 마음이 우마무스메에 빠진 게이머들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까 싶다. 특히 레이스에서 1착을 해 이어지는 라이브 공연 무대에서 '센터'를 차지하면 뿌듯함까지 느껴질 정도다.

경주마의 특징에 기반한 우마무스메 간의 관계 설정도 텐션을 높여주는 요소다. 가령 '다이와 스칼렛'은 '보드카'와 라이벌로 스토리를 진행할 때마다 서로에게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직접 찾아보니 실제 다이와 스칼렛과 보드카는 일본 경마계에서 유명한 라이벌 관계여서 흥미로웠다. 어째서 우마무스메로 인해 일본 경마 시장이 흥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지화도 나름 영리하게 진행했다. 미소녀 게임계에서는 '라틴어'로 통하는 일본어 더빙과 이름 등은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자막이나 배경 그래픽 등에서 보이는 간판 등은 한글로 번역했기 때문이다. 모든 걸 우리말로 번역하면 미소녀 게임 마니아들의 입맛에 맞지 않고 일본 버전을 그대로 갖고 오면 왜색이 짙다는 비판에 직면했을 텐데 밸런스를 잘 맞췄다는 판단이다.

우마무스메는 이처럼 기존의 미소녀 게임과는 다른 방식과 기획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게임이다. 모에화의 끝판왕이 아닌가 한다. '딸바보'가 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대리 체험하고 싶은 엄지족이라면 꼭 한번 플레이해보길 추천한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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