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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천명 원숭이두창 감염…‘반지 방어벽’ 중요하다


격리 의무 해제 등으로 국내 유입 위험성 높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원숭이두창은 최근 전 세계에서 1천명 이상의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추가 확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에 대해 ‘관심’ 단계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하고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해외에서 입국할 때 격리 의무가 사라졌다. 인천공항 편수 제한도 모두 해제돼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개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사진=AP/뉴시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개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사진=AP/뉴시스]

이런 가운데 ‘링 백시네이션(ring vaccination)’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 방어벽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링 백시네이션은 전염병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확진자와 밀접접촉자,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대상자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확진자 주변에 대해 접종을 통한 반지(ring) 모양의 방어벽을 구축해 지역사회 유행을 막는 방어 정책이다.

KMI 연구위원회 신상엽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과 유행을 차단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며 “해외여행 후 의심 증상이 발생했을 때 방역당국에 연락하는 국민의 협조, 원숭이두창 조기발견 감시체계 구축, 방역 당국의 3세대 두창 백신 도입과 치료제 확보 노력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문했다.

원숭이두창은 흔히 경험하는 수두와 증상이 비슷해 환자도 의료팀도 수두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원숭이두창은 보통 발진이 나타나기 1~3일 전부터 발열, 두통 증상이 나타난다.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부위의 림프절 종대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발진이 나타나면 얼굴부터 시작해서 팔, 다리, 손바닥, 발바닥 등으로 ‘원심성’으로 퍼져나간다. 성 접촉에 의한 전파의 경우는 생식기 부위에 먼저 나타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생물테러대응과 국가공중보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용 목적으로 1세대와 2세대 두창 백신이 비축돼 있다.

문제는 이들 백신은 원숭이두창에 정식 승인되지 못했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중증 백신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접종 금기 대상자가 많다는데 있다. 특히 1세대 백신의 경우 수십 년간 동결 건조된 상태로 보관돼 왔기 때문에 그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이다.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실제 사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정부에서는 바바리안 노르딕사의 3세대 두창 백신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 백신은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원숭이두창에도 사용이 승인됐다. 기존 백신보다 안전성과 효과성이 크게 개선됐고 접종 금기 대상이 거의 없어 국내 도입 시 원숭이두창 예방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세대 두창 백신이 국내 도입됐을 때 접종의 대상과 범위에 대한 정책 결정도 필요하다. 원숭이두창은 밀접 접촉이 아니면 사람 간 전파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백신의 안전성과 비용효과성을 고려했을 때 원숭이두창이 국내에서 유행한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예방접종은 적절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이 때문에 ‘링 백시네이션(ring vaccination)’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링 백시네이션은 전염병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확진자와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대상자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확진자 주변에 대해 접종을 통한 반지(ring) 모양의 방어벽을 구축해 지역사회 유행을 막는 정책으로 과거 두창과 에볼라가 유행할 때도 적용돼 어느 정도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길어 공항 검역 단계에서 걸러지기 어렵고 국내에 유입됐을 때 사람 간 전파를 통한 유행이 가능하고 치사율도 높은 편으로 환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재 해외여행자의 경우 귀국 후 3주 이내 발열, 오한, 수포성 발진 등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로 먼저 문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의료기관의 경우 환자가 발생했을 때 24시간 이내 신고하고 감염자를 격리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의 경우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단할 수 없고 의심환자가 발생했을 때 질병청에 검체를 의뢰하고 환자를 격리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하고는 실제적으로 이 과정이 안전하고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상엽 상임연구위원은 “감염내과, 비뇨의학과, 피부과 등을 중심으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감시체계를 구축해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의료팀이 방역 당국에 바로 신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후 검체 의뢰, 환자 격리와 역학 조사는 방역 당국의 책임 하에 바로 진행되는 더 적극적 방역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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