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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땅투기 1년]② 학교·공원 줄이고 '돈'되는 땅장사만 하는 LH


수익성 치중된 LH 토지개발 방식에 주민과 지자체만 피해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개발사업에서 주민 기반시설이 들어설 학교, 공원, 법원 등 부지를 막무가내로 용도변경,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주거민에 대한 기반시설 확충 대책 없이 토지 매각에만 열을 올리면서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입주민들은 당초 도시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대규모 인구증가와 난개발로 교통난 심화 등 고통을 겪게 됐다.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외면한 LH의 현행 택지개발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시흥 장현지구 입주민 400여명은 전날 오전 시흥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LH와 임병택 시흥시장이 도시 기반시설이 조성될 토지를 막무가내로 매각해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장현지구연합회]

13일 경기 시흥 장현지구연합회 등에 따르면 장현지구 입주민 400여명은 전날 오전 시흥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평일 오전에도 많은 입주민이 시위에 나선 배경에는 LH와 시가 개발이익을 위해 학교, 공원, 법원부지 등 주민 기반시설 토지를 빼앗으려 한다는 것이다.

LH가 최근 블록형 단독주택 2BL부지 매각공고를 낸 것이 도화선이 됐다. 해당 부지는 당초 학교부지였던 'B10'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선 것에 대한 입주민들의 반발로 임병택 시흥시장이 자족부지로 약속한 부지였다. 하지만 LH와 시가 이같은 약속을 어기고 매각을 강행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LH는 1만5천제곱미터 규모의 자족시설용지에 도시형 공장 매각 공고를 올렸다. 입주민들은 인근 단지 입주민의 생활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매각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미 LH는 지난 2018년 시흥 은계지구에서도 이같은 막무가내식 토지매각으로 시흥시와 충돌한 바 있다.

더욱이 해당 장현지구에 공원부지는 사라지고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상업시설은 늘어났다. 장현지구 최초 토지이용계획 승인 당시인 지난 2007년 상업·업무시설은 7만994㎡에서 17만3천310㎡로 10만2천㎡ 늘었다. 반면, 공원·녹지는 76만3쳔㎡에서 61만5천㎡로 14만8천㎡ 줄어들었다.

LH의 이같은 땅장사는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천 서구 루원시티에는 총 3개의 학교부지가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LH는 지난 2015년 주민 공청회도 없이 3곳 중 2곳을 용도변경했으며 심지어 그 중 한곳은 오피스텔용으로 확정했다.

결국 해당 부지에는 민간에 매각됐고 49개층 5개동 약 1천500세대 이상의 생활형 숙박시설이 들어서게 됐다.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가까스로 부지의 절반가량을 초등학교 부지로 돌려받기로 했지만, 개발계획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고양 삼송지구에서도 LH는 15년간 무려 25차례 용도변경을 진행하면서 공원과 학교 등 공공인프라는 사라졌고 오피스텔만 1만세대 추가공급됐다. 수정된 계획에 따라 인구는 계획대비 2만2천500명 증가하면서 인구밀도는 당초 1㏊당 86명에서 44명 많은 130명/㏊ 수준까지 증가, 사실상 난개발됐다.

LH는 최초 계획에는 공공청사용지였는데 주상복합용지로도 변경했다. 광장과 공원용지, 청소년수련시설 용지, 체육시설과 도서관 용지, 보행자전용도로는 축소됐고 청소년수련시설과 화훼시설 용지는 아예 사라졌다. LH의 이같은 땅장사로 무려 3천500억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족기반 토지는 도시를 활성화하고 후대를 위해 충분한 검토와 신중하고 장기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LH가 도시의 미래와 입주민의 편의는 외면한 채 부지매각에만 급급하면서 주민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LH는 지난해 5조6천억원 영업이익을 거두며 통합 이래 최대 경영실적을 거뒀다.

LH의 이같은 횡포에 제도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토지개발촉진법상 국토교통부와 LH 등 지정권자는 택지개발 계획지정시 주민 의견청취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의견청취를 의무화하고 개발에 따른 초과이익을 해당 지역 사회기반시설로의 환원을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리영 고양시정연구원 박사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진행되는 사업이 해당지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환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도시개발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지자체가 제시하는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의 기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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